밀양의 아픔 다신 되풀이되선 안된다
밀양의 아픔 다신 되풀이되선 안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8.02.0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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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여러분들의 삶은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겪은 아픔 모두 내려놓으시고 부디 편안히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 희생자 합동 위령제가 지난 3일 밀양문화체육관에서 엄수됐다. 망자의 넋을 위로하는 이 자리에서 박일호 밀양시장가 읽어 내려간 추도사 한 구절은 우리의 심정을 대변한다. 희생자들은 우리의 아버님, 어머님, 형제, 자매, 이웃이었다. 이날만큼은 우리 모두가 고인의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번 사고에서 특히 돋보인 것은 유가족의 의연한 자세다. 유족들은 화재 현장에서 구조에 도움을 준 시민, 화재진압·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한 소방관들, 신속한 장례지원을 한 밀양시 공무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앞으로 불필요한 책임추궁은 말아달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환자를 대피시키다 목숨을 잃은 당직 의사 민현식 씨, 책임간호사 김점자 씨, 간호조무사 김라희 씨에 대해 의사자 지정을 요청했다. 슬픔을 승화시킨 진정한 포용과 용기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남은 일은 산자의 몫이다.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희생자 영령을 제대로 추모하는 길이다. 정확한 원인 규명과 법·제도 정비 등 하나 하나 되집어 보고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 자기 생명과 안전은 스스로 지킨다는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경남도는 밀양 화재 참사를 계기로 재난대응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특별기구를 설치해 도민안전 의식을 높이겠다고도 했다.

이런 대응이 땜질처방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선 국민 모두가 재난예방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안전한 사회는 국가와 정부의 무한책무다. 그리고 그 책임을 다하는지를 언론을 비롯한 시민사회는 두 눈 크게 뜨고 감시해야 한다. 밀양 화재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41명의 영면을 기원하고 부상자 150명의 괘유를 다시한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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