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옥살이' 이재용, 경영스타일 달라지나
'1년 옥살이' 이재용, 경영스타일 달라지나
  • 연합뉴스
  • 승인 2018.02.05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2심 최후진술서 ‘사회보답’ ‘헌신’ ‘나누는 기업인’ 강조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 같습니다. 성취가 커질수록 국민과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건 기대가 더 엄격하게 커졌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8월 1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구속수감 중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저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봤다”면서 이런 심정을 토로했다.

지난해 12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는 자신이 좋은 환경에서 자라 글로벌 일류기업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다면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에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기업인 이재용의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생각하면 막막하다”고도 했다.

이 부회장이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거의 1년만에 구치소에서 풀려난 후 복수의 그룹 임원들은 두 차례의 최후진술 내용과 재판 과정에서 그의 발언을 통해 향후 그룹 경영 방침을 엿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 그룹 이미지 개선 주력…‘사회공헌’ 강화할 듯=우선 ‘대한민국 대표기업’을 넘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부상한 삼성이 국내에서는 정경유착, 부패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국민 신뢰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가 재판 중에 ‘헌신’ ‘나누는 참된 기업인’ ‘사회에 대한 보답’ 등을 수차례 언급한 것도 이런 자성론을 토대로 신뢰회복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인용 사장이 삼성봉사단장에 임명된 후 “저희가 상당한 규모로 (사회공헌 예산을) 집행해 왔지만, 한국을 포함해서 글로벌 사회에서 ‘삼성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뚜렷하게 떠오르는 게 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혀진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상생협력’, ‘동반성장’을 위한 추가 방안과 함께 최근 강조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이날 석방을 계기로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지난 1988년 3월 22일 창업 50주년 기념식에서 ‘제2창업‘을 선언한 지 30년만에 이 부회장이 다음달 ’제3창업‘을 선언하며 삼성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 “더이상 그룹 회장은 없다”…’전자 경영‘에 주력=이 부회장은 지난해 수차례 재판에서 “저의 소속은 항상 삼성전자였고, 업무도 95%는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 업무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해 12월말 재판에서는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그룹 회장이란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지성 전 그룹 미래전략실장도 이 부회장이 그룹 회장보다는 삼성전자의 회장을 하고 싶어 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미전실 차원의 그룹 경영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은 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와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활동 등에 몰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정무 활동‘으로 1년간의 ’옥살이‘를 한 이 부회장은 이런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특히 대내외적인 악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개별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자율에 맡기고 ’그룹 맏형‘격인 삼성전자의 경영에 집중함으로써 ’미래먹거리‘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글로벌 행보 강화…투자·M&A 직접 챙길 듯=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재벌경영‘과는 거리가 먼 경영전략을 공부했던 이 부회장이 앞으로 국내보다는 글로벌 경영을 우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구속 전에도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 출장은 물론 해외에서 삼성을 방문하는 글로벌 기업의 대표들을 만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 때문에 구속 중에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의 상임이사직 임기 연장도 사실상 포기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는 후문이다.

집행유예로 풀려나긴 했으나 대법원 판결까지 가야 하는 만큼 활동에 제약은 불가피하지만 해외 투자에 대해서는 꼼꼼히 챙겨볼 것이라고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전했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