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참사는 막을 수 있다, 다만 준비되지 않았을 뿐
성유진(경남대 학보사 편집국장)
[대학생칼럼] 참사는 막을 수 있다, 다만 준비되지 않았을 뿐
성유진(경남대 학보사 편집국장)
  • 경남일보
  • 승인 2018.02.0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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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 참사가 있었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화재 중 가장 피해가 크다고 한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가 올라온다. 하지만 이 사건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또 다른 화재가 발생했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400명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별다른 인명피해가 없이 2시간 뒤에 불씨는 완전히 잡혔다. ‘병원’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무엇이 두 병원을 삶과 죽음으로 가르게 했을까.

가장 먼저 스프링클러와 방화문 작동이었다. 세종병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존재하지 않았다. 2층에는 방화문이 있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불에 찌그러졌다. 화재는 빠르게 번졌고, 검은 연기가 사람들을 삼켜버렸다. 반면에 신촌 세브란스 병원의 스프링클러는 자동적으로 화재 진압이 가능했고, 방화문으로 연기를 차단할 수 있었다.

참사는 화재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자주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에서도 생길 수 있다. 심지어 정기적인 점검이 시행되어도 사고가 발생한다. 그 이유는 검사의 부실함 때문이다. ‘대충해도 사고는 안 나겠지?’ 주먹구구식 점검은 결국 참사를 낳았다. 크게 와 닿지 않는 얘기일 수 있다. 우리가 병원과 엘리베이터를 점검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심을 가진다면 어떨까. 내가 일하고 있는, 살고 있는 곳의 소화기는 몇 대가 배치되어 있을까. 스프링클러는 잘 작동할까. 여기서 가장 빠르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은 어딜까. 이런 물음에 전부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이젠 알아야만 한다.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참사에 대비해야한다.

두 화재의 큰 차이점은 단순히 시설 설치의 여부가 아닌, ‘안일한 생각’의 차이다. 세종병원은 ‘설마 여기에서 사고가 나겠어?’라는 생각으로 대비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참사는 예고하지 않는다. 내일, 모레, 어쩌면 당장 한 시간 뒤에 생길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정말로 안녕하다고 확신하는가? 정부의 안전 점검 강화뿐 아니라,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유진(경남대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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