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사랑하는 가족과 나눌 얘기
최봉억(김해계동초등학교 교감)
설날, 사랑하는 가족과 나눌 얘기
최봉억(김해계동초등학교 교감)
  • 경남일보
  • 승인 2018.02.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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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억

‘오성과 한음’은 조선조 이항복(오성)과 이덕형(한음)에 관한 설화로 개구쟁이 시절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비슷한 내용으로 ‘백아절현(伯牙絶絃)’은 한층 더 막역한 친구에 관한 이야기이다. 자신의 연주를 유독 잘 알아주던 종자기가 죽게 되자 더 이상 자신의 선율을 깊이 감상해 줄 이가 없다고 생각한 백아가 줄을 끊고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다는 감동적인 고사이다.

이런 우의(友義)에는 친구간의 끈끈한 믿음이 수반한다. 믿음에 관한한 스위스 용병에 얽힌 일화를 빼놓을 수 없다. 스위스 루체른에 있는 ‘빈사의 사자 상’은 스위스 용병을 상징한다. 비록 다른 나라의 왕족을 위한 일이긴 하였지만 배고픈 가족을 위해 이국의 용병으로 가서, 기꺼이 고용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 ‘신의(信義)’가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유명한 일화이다. 로마교황청 방위를 여전히 스위스 출신의 군인에게 맡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의’와 ‘신의’에는 공통적으로 ‘의로움’이란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이 의롭다는 것은 본디 ‘사람으로서 갖춘 도리’를 말하는 것으로서, 다른 정의적 가치와 결합하여 다양한 가치로 표출된다. 이는 교육적으로도 매우 가치 있게 다루는 덕목 중 하나로 아이들에게 교훈이 될만하다.

우리는 평소 이러한 가치들을 잘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혹자들은 이를 너무 안일하고 쉽게 여겨 한 순간의 다른 판단으로 의(義)를 저버림으로써 돌이 킬 수 없는 손실을 입고 후회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의로움’이란 가까운 가족 간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부모님 은혜에 대한 감사, 형제 자매간의 애틋한 우애, 부부간의 존중, 자녀에 대한 바람직한 사랑 등이 그것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가까운 가족에 더 소홀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작 이를 소홀히 해 그 존재가 절실하다고 느낄 때는 이미 불행이 닥쳐서 늦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까운 가족 관계에도 더 배려하고 존중해야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지속하려면 제일 먼저 가족 간의 의로움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이 도리인 것이다.

이제 곧 설날이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부모님과 형제자매 친척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모든 가족들과 사랑하는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하면서 신의와 우의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계기로 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같다.

 

최봉억(김해계동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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