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김흥길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8.02.04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최대의 철강회사 US 스틸
 
US-Steel-Logo_svg


1800년대 후반 석유 왕 록펠러가 철도로 운송하던 석유를 송유관 운송으로 바꾸면서 석유 운송으로 많은 돈을 벌던 철도 회사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되었고, 대부분의 철도회사 주식은 순식간에 폭락했다. 당시 록펠러의 송유관으로 말미암아 360개의 철도회사들이 파산하게 되었고, 주식시장은 열흘 간 정지되기도 했다. 미국 경제는 큰 타격을 입게 되었고 수많은 실업자가 발생했다. 이는 결국 1873년에 이른바 대공황 사태로 이어졌다. 철도업자였던 탐 스캇의 회사는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정유업 진출 계획을 접는 것은 물론 수많은 근로자들을 해고하기에 이른다. 해고된 근로자들이 분노를 표출하며 스캇 철도회사의 창고에 불을 지르면서 1200여대의 열차가 전소되었고, 스캇의 철도회사는 파산하고 말았다. 1881년 스캇이 사망하자 스캇의 제자였던 A. 카네기는 스승의 복수를 다짐하며 재기를 위해 전력투구하게 된다.

철도사업이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철강 산업조차 위기에 몰리게 된다. 당시 강철이 주로 쓰이던 분야가 철도였기 때문에 카네기는 돌파구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공황으로 일자리를 잃은 많은 사람들이 뉴욕이나 시카고 등 대도시로 몰려들고 있었는데, 그 수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서 대도시에는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야만 했다. 카네기는 건물을 짓기 위한 구조용 강철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카네기의 철강을 이용한 건축물들이 뉴욕과 시카고 등 대도시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당시 시카고에만 약 10만 채가 넘는 빌딩들이 건설되었다. 카네기는 마침내 미국 최대의 철강왕의 지위에 오르게 되었다. 그는 1892년 카네기 철강회사라는 트러스트를 만들었다. 카네기 철강회사는 미국 철강 생산의 1/4을 담당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회사로 성장하였다. 1901년 카네기는 자신의 철강회사를 JP 모건에게 넘긴다.

1901년 2월 25일,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서 JP 모건과 앨버트 H. 게리는 카네기 철강회사와 여러 회사들을 합병하여 US스틸을 설립하였다. US 스틸은 1902년 철강업에서 시장 점유율이 65%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회사가 되었다. 세계 최대의 철강회사가 된 US스틸은 이후 경쟁사 베들레헴 스틸의 급속한 성장으로 점유율이 50% 대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제품의 다양화와 사업의 다각화로 여전히 미국 최대 기업의 자리를 계속 유지하였다. 1960년대에는 금융업, 시멘트 제조업, 부동산업, 플라스틱 제조업 등의 분야로까지 사업을 다각화하기도 하였다.

US스틸은 1970년대 들어서면서 일본 철강 업체 등의 강력한 도전을 받게 된다. 일본 업체들이 연속 주조 설비와 고로 대형화, 컴퓨터 관리 등을 도입하면서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던 것이었다. 1901년 창립 이래 70여 년간 세계 철강 업계 왕좌로 군림했던 US스틸은 그렇게 힘을 잃어갔다. 1990년대 말 당시 US스틸은 세계 100대 기업에도 들지 못했다. 하지만 1980년대 경제 불황으로 철강 산업의 성장이 주춤하던 때에 US스틸은 1982년에 마라톤 오일(Marathon Oil)을 인수한데 이어, 1985년에는 텍사스 오일 앤 가스(Texas Oil & Gas)를 인수하여 에너지 사업에서 대규모의 흑자를 만들어냈다.

US 스틸은 1991년에 USX 코퍼레이션(USX Corporation)로 개명했지만, 2001년에 다시 US 스틸로 재 개칭하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에너지 사업과 철강 산업을 분리하여 철강 산업에만 집중하게 된다. 2001년 10월에는 트란스타 이외의 비 철강 자산을 매각했다. 다만, 이러한 석유 개발 사업에 사용하는 강관 등 철강은 지금도 수익원이 되고 있다. 지난 2003년에는 구 NKK의 산하였던 내셔널 스틸(National Steel Company)이 파산한 후 이 회사의 자산을 인수했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 덕분으로 US 스틸은 미국 최대의 철강회사의 지위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240px-Pittsburgh-pennsylvania-usx-tow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