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총체벼를 아시나요?
이성태(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학박사)
[농업이야기] 총체벼를 아시나요?
이성태(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학박사)
  • 경남일보
  • 승인 2018.02.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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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벼’라는 용어가 생소한 독자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총체벼’는 곡물과 볏짚을 통째로 수확하여 가축 사료로 사용하는 사료용 벼를 말한다. 우리가 밥쌀용으로 재배하는 벼보다는 엽, 줄기, 키가 크고 식물체 수량이 아주 높아 가축의 사료용으로 적합하게 만든 벼라고 보면 된다. 최근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반려동물에 대한 배려와 이해도 높아졌는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쌀을 어떻게 가축 사료로 사용하느냐고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국민들이 이해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작년 말부터 이 총체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한번 알아보려고 한다.

첫째, 총체벼는 밥쌀용 벼 생산조정의 대안이다. 올해 쌀 생산조정제는 논 5만㏊를 대상으로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함으로써 쌀 공급과잉 해소 및 쌀값 안정, 정부양곡 재고 관리 비용 절감,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작물의 자급률 향상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데 1ha당 조사료를 재배하면 400만원까지 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사료용 벼 재배 성패의 관건은 밥쌀용 벼 재배와의 소득차이였다. 그런데 이번에 지원금을 획기적으로 높여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축산농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둘째, 총체벼는 논 재배에 있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총체벼는 벼와 재배방법에서 차이가 없어 농업인의 작물 전환에 전혀 부담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기존 벼 재배농가의 농지와 농기계 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옥수수와 같은 사료작물은 논의 배수 환경에 따라 수량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총체벼는 논의 상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 남부지방 2모작재배 최적의 장점이 있다. 총체벼의 수확 시기는 출수 후 30일 이전으로, 밥쌀용 벼 40∼55일에 비해 매우 빠르다. 9월 중순에서 10월 중순에 수확하는 만큼 후작으로 소득작물로서 마늘, 양파 및 동계 사료작물로서 호밀, 총체보리 등을 2모작으로 재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넷째, 사료가치로서의 장점이다. 현재까지 총체벼는 ‘청우’, ‘영우’ 등 8품종이 개발되어 있는데 1ha당 건조 수량이 13~25톤으로 옥수수보다 뒤떨어지지 않으며 가축의 사료가치로서 유효하게 평가되고 있는 총가소화영양분 함량도 65% 이상으로 높고 기호성도 좋아 고기의 육질 개선에도 좋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다섯째, 총체벼는 종자 자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조사료 작물로 재배되고 있는 호밀, 수단그라스 등은 종자를 수입해야 하지만 총체벼 종자는 국내에서 자급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앞으로 더 좋은 총체벼 품종개발, 생산비 절감기술 그리고 생산농가와 수요처 연계망 구축이 활성화 되면 총체벼 재배로 쌀 수급안정화와 조사료 자급률 향상 이라는 2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이성태(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학박사)

 
이성태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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