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친절은 이자까지 붙여서 되돌아 온다
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경일칼럼] 친절은 이자까지 붙여서 되돌아 온다
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 경남일보
  • 승인 2018.02.1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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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가장 짧은 달 2월이 되면 즐겨쓰는 말이 있다. ‘벌써’라는 말이다. 새해를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이냐고 하며 광음유수를 느낀다. 가지 말라고 붙잡아도, 빨리 가라고 윽박질러도,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가감없이 자신의 페이스 대로 가는 것은 세월 밖에 없을 것이다. 올 2월은 공교롭게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공평하게 4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2월은 823년에 한번씩 발생하는데 마침 올 2월에 전세계인의 축제인 평창 동계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것은 축복이고 자랑이다. 이처럼 우리의 삶은 만남에서 시작된다. 올림픽에서는 선수와 선수가 만나서 경쟁하고, 대한민국 평화를 위해 남한과 북한이 만나고,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학생이 만나고, 병원에서는 의사와 환자가 만나고, 식당이나 백화점에서는 종업원과 손님이 만난다. 그런데 만남은 항상 기분좋은 즐거운 만남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소위 말하는 갑질 문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엠브레인트렌드 모니터가 전국 만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갑질 문화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5.1%가 우리나라의 갑질 문화를 심각한 편이라고 바라볼 만큼 갑질 문화의 개선은 매우 시급한 과제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 사회의 계층을 구분짓게 만드는 돈과 권력이 갑을 관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렇게 갑질 문화가 팽배한 것은 강자는 끝없이 친절을 요구하면서 정작 약자를 무시하는 친절의 결여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왜 친절하지 못하는 건가? 당연한 이야기지만 공무원이 국민에게, 종업원이 손님에게, 의사가 환자에게, 선생님이 학생에게 친절하게 해야 하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가끔 망각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벌잇줄이 걸려있는 최대의 고객인데도 말이다. 국민이 없으면 공무원이, 환자가 없으면 의사가, 학생이 없으면 선생님이, 손님이 없으면 종업원이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친절이란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정겹고 고분고분하게 하여 상대방을 만족하게 하는 자기표현이다. 친절은 자기를 낮추고 겸손해져야 가능한 것이며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의 역지사지 정신이 있어야 상호 친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이 친절한 행동으로서 남에게 배풀었던 유쾌함은 반드시 당신에게 되돌아 오며 때로는 이자까지 붙여서 되돌아 온다”고 ‘스미스’가 말했듯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친절한 것만큼 그 친절은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 저축해둔 돈에만 이자가 붙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베풀었던 친절에도 이자가 붙어 돌아온다. 당장 조금 불편하고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꾸준히 저축해 왔던 크고 작은 나의 친절은 내가 필요로 할 때 가져다 줄 것이다.

친절은 우리의 삶을 훈훈하게 하고 정이 넘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준다. 인간사회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이다. 친절과 예절이 없는 사회는 서로 인간다운 삶을 살수가 없는 것이다. 친절도 예절이다.
 
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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