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란
상상이란
  • 경남일보
  • 승인 2018.02.04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인간을 깊이 감동시킬 수 있는 건 바로 꿈이나 환상이 아닌 현실이다. 감동은 실제의 경험에서 오는 진실로써, 하찮은 일상의 소박한 사람들의 현실적 생활에서 온다고 볼 수 있다. 현실은 꿈만큼 찬란하고 화려하지 않지만 꿈이란 책임이 없는, 한없이 아름답고 화려하며 흠이 있을 리는 없다. 그러나 현실 그 자체는 그러한 헛된 꿈을 깨닫는 광의의 지적 작용이며, 측은한 연민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한다.

누구의 영혼이든 그 마음속에는 신기하고도 이상야릇한 그 어떤 힘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인간은 현재의 지각에 주어져 있지 않는 사상을 마음속에 그리면서 살아간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상상이란 인간의 삶을 더욱 좋게 만들고, 상상을 하는 그 순간 지루한 현실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환상이야말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상상력의 소산이기도 하며, 그러한 상상력에서 더욱 다듬어진 환상이라면 현실화시킬 수 있는 유사한 표현도 도출해 낼 수 있다.

모름지기 인간의 심리가 추구하는 상상이란 일상적 감각의 세계를 벗어나 내적인 직관에 의해 체험할 수 있으며, 갈증을 해소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정신 건강상에도 아주 중요하다고 봐야 한다. 물론 우리 인간의 삶에 있어서 확실한 것보다는 분명하지 않고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한다. 인간의 마음이란 수시로 바뀐다 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상상이나 환상이 불가사의와 상통되기 때문에 인간 심리의 감성에 관한 좋은 자산이 되기도 한다. 인간이 바라는 모든 걸 현실에서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상상은 현실보다 더 아름답고 현실 이상의 값진 영역이기도 하다. 상상이나 꿈이 아름다울수록 현실로는 이룰 수 없는 마음의 그림이지만, 그러나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비현실적인 꿈으로만 끝나 버리는 꿈만의 멋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상상이나 환상을 가진다는 건 삶에 실현시키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으로써 자기만이 지닌 고상한 품격이 아닐 수 없다.

꿈이나 상상이 무책임하다 하여 나쁘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훌륭한 사람들의 삶 역시도 비웃음을 살 정도로 엉뚱스런 상상의 꿈을 즐기기도 했다. 상상의 순간순간 지겨운 현실에서 벗어나 공상적인 소망을 즐길 수 있으니 그 얼마나 좋은가. 진실로 결함이 없는 아름다움이란 현실과는 다르게 꿈에서만 가능할 수밖에 없다. 상상이기 때문에 화려하고 멋질수록 좋다. 아름다운 무지개 같은 상상이면 어떠랴. 현실로 이룰 수 없는 것을 상상에서 이룰 수 있다면 그 순간만은 어찌 즐겁지 않으랴.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