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연극계에 번진 성폭력 파문
지역 연극계에 번진 성폭력 파문
  • 김귀현
  • 승인 2018.02.19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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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성폭력 고발자, 추가 폭로
이윤택 연출가 성추행·성폭행 추문에 이어 하용부 밀양연극촌장과 김해지역 극단 대표에게 성추행·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과거 연희단거리패 소속 배우였다고 밝힌 A씨는 지난 17~18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두 차례 글을 올리고, “이윤택 뿐만 아니라 연희단거리패 단체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17일 첫 번째 폭로글을 통해 2001, 2002년 각각 밀양과 부산에서 이윤택 연출가로부터 성폭행당했으며 자신이 겪은 일이 최근 폭로된 내용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다음날 두 번째 글을 올린 A씨는 자신을 성폭행 한 가해자는 이윤택 연출이 처음이 아니라고 폭로했다.

그는 “2001년 여름 하용부씨에게 연극촌 근처 천막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또 다른 피해 사실을 주장했다. A씨는 “연극촌에는 촌장 하용부 씨가 상주하고 있었고, 2001년도에는 밀양 여름축제(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1회가 개최되던 해였다”며 “하용부 씨는 어린 단원들에게 아주 잘 대해 줬다. 축제 기간 중 하 씨가 함께 산책을 하자고 했고, 어른이라는 생각에 아무런 의심 없이 동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걸어가던 중 길가에 있던 천막에서 (하 씨가) 성폭력을 행했다”고 밝혔다.

A씨는 “사실을 다른 선배에게 말해봤지만 ‘끝나고 해결해보자’고 했으며 이후 추가적인 대책 없이 그해 겨울에 이윤택 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같은날 새벽 서울예대 SNS 익명 게시판에는 ‘Me too(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 해시태그를 달고 10여 년 전 김해 지역 극단에서 벌어진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계정주 B씨는 당시 16세로 김해 지역 한 극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극단 대표는 ‘지역 연극계의 왕’이었고 성추행의 시작은 이윤택 연출가와 비슷한 안마였다. 극장 안팎에서 일어난 상습적인 성추행은 성폭행으로 이어졌다.

B씨는 “혼란스럽기만 했다. 완전하게 거부하고 거절할 수 없었다. 거절하는 순간 소중한 연극 판에서 제외될 것이었다”고 말했다. B씨는 선배에게 실상을 고백하고 극단을 빠져 나왔다. B씨에게 극단 대표는 ‘공고한 성의 왕’이었고, 그를 성범죄자로 고발하는 일은 ‘우리(단원들) 모두 너무 아픈 일’이었다.

B씨는 “성범죄이기 이전에 이것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어떤 약자에게 향하는지 말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했다. 덧붙여 글쓴이는 지방 극단, 연극계 전반의 문제가 묻히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16살의 나는 잘못한 게 없다. 27살이 되어서 잘못을 바로잡는다”며 “나는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내가 용기내는 이유는 나같은 사람에게 손을 내밀기 위함이다”고 글을 맺음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성폭력 파문을 일으킨 연극연출가 이윤택의 기자회견이 열린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한 여성이 ‘사죄는 당사자에게 자수는 경찰에게’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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