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사천시민들은 불안하다
[현장칼럼]사천시민들은 불안하다
  • 문병기
  • 승인 2018.02.2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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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기자(사천취재부장)
문병기기자
요즘 사천시민들의 마음은 허탈하고 불안하다. 누구는 부끄럽기까지 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지역민을 대표하고 지역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국회의원과 시장이, 불미스런 일들로 연이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지역 국회의원은 ‘막말 논란’으로, 시장은 ‘뇌물수수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한심스럽고 이해하기 힘들겠는가.

당사자들은 억울하고 진실이 왜곡됐다고 말하고 있다. 누군가가 자신들을 음해하고 매장시키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공작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결백한 데 특정 세력들이 자신을 죄인으로 만들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경우 당시의 시대 상황과 양심에 따라 행동한 것이고 시장 역시 뇌물에 있어 부모의 이름을 걸 정도로 깨끗하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 같다. 결백을 믿고 싶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사천시장의 경우 지난달 9일 뇌물수수혐의로 경남지방경찰청으로부터 집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 당했다. 며칠 뒤 지인과 상품권을 건넨 사천예총 지부장과 사무실도 탈탈 털렸다. 이후 시장은 자신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오히려 경찰의 무리한 수사를 비난하고 있다. 송 시장의 주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경찰이 압수수색 한 지 두 달이 다되도록 그 어떤 결과물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상규 국회의원은 어떠한가. 지난달 28일 영광(?)스럽게도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서가 아니라 ‘막말 논란’으로 그 자리에 오른 것이다. 여 의원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 도중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 정말’이란 발언이 전파를 탔다. 1980년 간첩사건과 관련해 당시 재판장이었던 여 의원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나 이후 무죄를 받은 것에 대해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것이다.

여 의원 입장에서는 당연히 억울할 것이다. 수십년이 지난 사건을 들추어 잘잘못을 따지니 감정이 욱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나중에 밝혀지는 진실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사실을 더 신뢰하고 받아들인다는 데 있다. 공인이라면 냉철하게 판단하고 언행이 일치해야 하며 자신보다는 시민과 지역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은 그러질 못했다.

지금 사천은 ‘침체냐 성장이냐’의 기로에 서있다. 항공국가산단이 지정되고 KAI가 항공MRO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처럼 주어진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살려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지역발전의 ‘쌍두마차’인 시장과 국회의원이 이러고 있으니, 시민들은 답답하고 불안할 따름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들의 결백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라고 생각한다. 즉, 잘못된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켜 자칫 시민들의 명예와 시의 발전을 저해하지나 않을까 그것이 두려운 것이다. 언제쯤 국회의원과 시장을 존중하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시민들은 가슴 졸이며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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