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성추문에 밀양연극촌 막 내린다
이윤택 성추문에 밀양연극촌 막 내린다
  • 김귀현·양철우기자
  • 승인 2018.02.20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밀양시, 무료임대계약 해지 통보
핵심 관계자들의 잇단 성폭력 파문으로 인해 밀양연극촌의 역사가 끊기게 됐다. 이윤택 전 예술감독뿐 아니라 하용부 밀양연극촌장이 성폭행 가해자라는 ‘미투’ 고발이 SNS에서 터져나온 지 닷새 만이다.

밀양시는 지난 19일 부북면 가산리 사단법인 밀양연극촌에 무료임대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계약 해지 통보는 사실상 나가달라는 요구다.

시는 밀양연극촌 위·수탁 계약에 따라 무료임대계약 해지 사유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최영태 밀양시 문화관광과장은 “위수탁계약엔 밀양연극촌을 효율적으로 운영 관리해서 문화예술활동을 진행해야 한다는 큰 목적이 있는데 이 목적을 위반한 것만으로도 해지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밀양연극촌 이사장은 최근 성폭력으로 비난에 휩싸인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가 2014년부터 맡고 있었다. 이 씨는 1986년 연희단거리패를 창단했다. 그가 이끄는 연희단거리패는 1999년 9월 밀양시의 지원으로 밀양연극촌을 건설한다.

전체 부지가 1만 6000㎡인 밀양연극촌은 옛 월산초등학교 폐교를 재활용해 만들었다. 연극촌은 연극 단원을 발굴·교육하고 연습하는 장이었다.

시는 그동안 부지에 대해 밀양연극촌과 3년씩 무료임대계약을 해왔다.

밀양연극촌은 20년째 이 자리를 지켜왔으며 최근 임대계약도 오는 2019년 11월까지로 돼 있다.

밀양시는 연극촌 부지 무상 제공과 더불어 가장 최근에 지은 성벽극장 등 공연장 건립에도 예산을 지원했다.

시 해지 통보에 대해 밀양연극촌은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용부 밀양연극촌장은 “일련의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만큼 시 해지 통보를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윤택 이사장도 앞서 밝혔듯이 밀양연극촌도 이제 모두 해체할 것이다. 곧 내부 정리를 마치는 대로 짐도 옮기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 촌장은 이 이사장이 물러나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밀양시와 연극촌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연극촌을 중심으로 여름공연예술축제를 개최해왔다.

밀양시는 올해 밀양연극촌을 중심으로 5∼6월 열 계획인 상설공연, 7∼8월 여름공연예술축제 개최 여부는 시간을 두고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이윤택 연출가와 하용부 밀양연극촌장의 불명예 퇴장으로 연희단거리패의 30년 역사 역시 종점을 맞았다.

1986년 부산 광복동에서 문을 연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해체됐다.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19일 이윤택 연출의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로 연희단거리패를 해체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 동안 이 연출의 성폭력 행동에 대해 알고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그것이 성폭력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 대표는 이윤택 연출 명의의 30스튜디오를 비롯해 부산 가마골 소극장 등 이 연출과 연희단거리패 관련 건물은 모두 폐쇄, 처분해 일단 극단의 부채를 청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귀현·양철우기자 k2@gnnews.co.kr



 
연극연출가 이윤택 등의 성폭력 파문으로 문을 닫는 밀양연극촌. /사진=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