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세상 이치, 무서운 줄 아는 사회’
이재현(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 교수)
[경일시론]‘세상 이치, 무서운 줄 아는 사회’
이재현(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8.02.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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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현상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치, 정치의 세계, 권력의 세계, 대한민국 국민됨의 세계, 그리고 수많은 종류의 배움의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이른바 자연현상이나 인간·사회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면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세계와 세상이 존재하고, 그 세계와 세상에는 그것을 존재하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여기서 그 무엇은 그 세계가 요구하는 이치고 순리고, 법칙이고 규범이다. 세상사나 인간사에는 그 사(事)를 그래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 있고, 그 사(事)의 존재성을 짧게 재촉하는 것이 있다. 그 기준은 어떤 세계와 세상이 요구하는 이치에 어떤 모양새로 부합되고 있느냐 여부이다.


세상이치, 기본 관심 가져야

동물은 단순한 약육강식의 세계이지만, 인간은 얻고자 하는 것을 절차와 명분을 만들어 그 과정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국가 생존세계도 이러한 틀에서 읽을 수 있다. 한국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보복 발언 수위가 심상치 않다. 미국 일자리를 도둑질해 간 주적(主敵)으로 한국이 자리매김되고, 미국이 한국의 전후 재건과 방어를 위해 도와줬는데 돌아온 건 없다는 논리다. 자국이익을 위해서 기존 외교 관계와 통상 질서도 무시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미국이 NAFTA와 마찬가지로 한미 FTA에서 협상력을 높이려고 민감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다. 북핵에 대한 미국의 대(對) 한국 불만 정치변수가 경제영역으로 넘나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국가 간 세계를 구성하는 이치에 균형감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국가 간에 작용되고 있는 이치는 나라 안 정치와 권력 세계의 이치와 분리될 수 없는 것이 현 국가 생존세계의 장이다. 국가생존이라는 세계는 그 내부 사회의 건전성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개되고 적폐청산은 국가권력의 사적(私的) 행사에 대한 정리정돈 제자리 자리매김의 성격이라고 큰 틀에서 이해될 사안이다. 권력자가 자신의 직권을 이용하여 부정부패행위를 저지르는 행위는 공직자로서 몸가짐을 깨끗이 하고 바르게 갖고자 하는 소명의식에 반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공직자의 국민요구에 대한 대응성과 책임의식은 이번 적폐청산으로 하나의 교훈을 가져야 한다. 역사의 흐름은 소수의 특권보다는 다수의 공존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른바 우리 사회 내 갑질은 엄격해야 할 청산과제다. 그리고 그 과정에 대통령의 미·중·일에 대한 일련의 외교행태들은 그간 좁혀질대로 좁혀진 우리 외교의 활동지평을 넓히는 것으로 개인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가 국민을 대상으로 너무 지루한 권력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회전반에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화두로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선언을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각박한 현실정치의 단면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상황결정권(hegemony)을 가진 쪽이 사회 진행 방향의 긍정성을 열어 주어야 한다. 정치는 역사의 방향성을 읽어야 한다. 큰 정치는 이러한 토양에서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정치는 특정 시간과 공간 속에서 맡은 공동체적 책무가 권력의지로 이행할 때 한 사회 내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이용가능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추출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갈등에 터잡는 포퓰리즘, 청산돼야

정치는 한 사회의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공동체 생존이라는 현실적인 역사적 요청에 부응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정치는 어느 정도의 갈등현상은 필요조건으로 간주하고 비교적 관용적인 자세로 이에 대처하면서 이해조정과 타협을 통해 다양성 속의 조화를 특히 모색해 주어야 한다. 갈등에 터잡는 포퓰리즘 정치는 모두를 망가뜨리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재현(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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