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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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8.02.2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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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최장수 기업 프랑스 포도주조 회사 샤또 드 굴렌느
샤또 들 굴렌느 포도주

샤또 드 굴렌느

 

프랑스 중서부 지역을 관통하는 루아르(Loire) 강변을 중심으로 19개의 고성(샤또-Chateau)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데, 그 중의 하나가 낭트(Nantes)에서 16㎞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샤또 드 굴렌느(Chateau de Goulaine)이다. 이 성채는 중세 말엽에서 르네상스 시대가 시작되는 기간에 백토석을 이용하여 축조되었다. 루아르 지역은 프랑스에서도 가장 비옥하고 풍요로운 땅으로 꼽히는 와인 생산지로 평판이 나 있는 고장이다. 중세의 장원제도 하에서 각 지역마다 영주들이 농노들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성(Chateau)을 중심으로 포도원을 경작하고 포도주를 생산하여 상업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기업형태를 갖추게 된 샤또들이 나타나게 된다. 프랑스에서 가장 먼저 탄생한 포도주 업체가 바로 서기 1000년에 설립된 샤또 드 굴렌느이다. 그러나 샤또 드 굴렌느가 언제부터 포도주를 주조하여 상업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는지 그 정확한 연대는 확인하기가 어렵다.


오늘날까지 샤또 드 굴렌느에서 생산하는 와인들로는 뮤스까데 세브르-에-멘느(Muscadet Sevre-et-Maine)와 마르끼 드 굴렌느(Marquis de Goulaine) 라벨이 붙는 부브레(Vouvray)와 상세르(Sancerre)가 있다. 이 와인들이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프랑스의 왕 앙리 4세와 루이 14세가 낭뜨 주변 지역이나 성에 머물면서 즐겨 마셨기 때문이었다. 이 샤또는 축조된 지 천년이 넘었지만 굴렌느 가문 소유로 30세대를 거치면서 오늘날까지 승계되어 왔다. 이 샤또에는 대 정원과 큰 나비 정원, LU(프랑스의 유명 비스킷 상표) 비스킷 박물관과 호수가 있어서 평소에는 숙박 시설로서 또는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12세기에는 브르따뉴(Bretagne-도버 해협에 인접한 바닷가 지방) 공국이 독립했을 당시, 제 1세대 굴렌느 시조인 쟝 드 굴렌느는 낭뜨 시의 최고 지도자로서 주변의 노르망 족들의 공격으로부터 수호하기 위해 기존의 습지들로 둘러싸인 자신의 영지를 요새화하기 시작하였다. 굴렌느 가문은 귀족으로서 제 7차 십자군원정 때 참여한 바 있었고, 종교전쟁 당시에는 굴렌느 가문은 카톨릭 동맹군에 합세하여 여러 성들을 정벌하기도 하였다. 가브리엘 드 굴렌느는 부르봉 왕가와의 인연으로 헨리(앙리) 4세로부터 변방 경비 장관으로 임명되기도 하였다. 굴렌느 가문은 네덜란드 출신의 선박회사 소유주이자 은행가였던 도미니끄 되르브루끄(Dominique Deurbroucq)에게 매각했던 1788년까지 지속적으로 이 지역의 영주 지위를 누렸었다. 샤또 드 굴렌느는 소유권이 이 가문으로 넘어간 덕택에 프랑스 대혁명 기간에 이 성은 파괴되지 않고 보존될 수 있었다. 1858년에 굴렌느 가문이 샤또 드 굴렌느를 다시 사들이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1984년부터는 로베르 드 굴렌느 후작이 나비 전문 전시장을 개장하여 일반인들에게 관람토록 개방해오다가 2016년부터 휴관에 들어가 보통의 나비 전시장으로 재개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리고 1999년부터는 말 외양간을 개조하여 낭뜨에서 시작된 프랑스의 유명 비스킷 브랜드 LU 회사의 소장 예술품들과 비스킷 상점의 가구들 그리고 광고물들을 한데 모아 전시하는 박물관을 설립하여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LU 비스킷을 만든 쟝-로맹 르페브르(Jean-Romain Lefevre)가 낭뜨에 도착해 제과점을 열어 비스킷을 팔기 시작한 시기는 1846년이었다. 그는 프랑스 서부식 비스킷을 구워내어 바로 마당에서 판매하는 등 영국식 비스킷에 익숙한 낭뜨 지역 사람들의 습관마저 바꿔놓았다. 그가 뽈린느-이자벨 위틸(Pauline-Isabelle Utile)과 결혼하면서 두 사람 성의 두 글자를 따서 LU라는 유명브랜드를 탄생시키게 된 것이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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