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부럼깨기'는 선조들의 건강 지혜
대보름 '부럼깨기'는 선조들의 건강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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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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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 함유 불포화지방산 많아…심혈관 질환 위험 낮추는 효과
오는 3월 2일은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원대보름(음력 1월 15일)이다. 우리 선조들은 정월대보름에 풍년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뜻으로 오곡밥을 지어 먹고 쥐불놀이, 지신밟기, 부럼깨기 등 다양한 세시풍속을 즐겨왔다. 이 중에서도 밤, 호두, 은행, 잣, 땅콩 등을 깨무는 부럼깨기는 요즘도 많은 가정에서 행해지는 풍속 중 하나다.


오는 3월 2일은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원대보름(음력 1월 15일)이다. 우리 선조들은 정월대보름에 풍년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뜻으로 오곡밥을 지어 먹고 쥐불놀이, 지신밟기, 부럼깨기 등 다양한 세시풍속을 즐겨왔다. 이 중에서도 밤, 호두, 은행, 잣, 땅콩 등을 깨무는 부럼깨기는 요즘도 많은 가정에서 행해지는 풍속 중 하나다.

사전을 찾아보면 부럼은 ‘정월 대보름날 새벽에 깨물어 먹는 딱딱한 열매류’의 의미와 함께 ‘부스럼’의 방언으로 피부에 생기는 종기를 일컫는다. 부스럼을 막아주는 영양소가 많은 견과류를 먹으며 피부병에 걸리지 않기를 기원한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단단한 견과류를 새벽에 하나씩 깨물면 이가 튼튼해진다고 믿기도 했다.

견과류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몸속의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을 높여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꼽힌다.

실제로 땅콩의 경우 자주 먹으면 고지방 식사에 의한 중성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는 물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미국심장학회가 발행하는 ‘내과학’(Internal Medicine) 저널(2015년)에 따르면 미국 밴더빌트 의대 연구팀은 미국인 남녀 7만 1764명과 중국 상하이(上海) 시민 13만 4265명을 대상으로 최장 12.2년에 걸쳐 땅콩 하루 섭취량(최저 0.95g∼최고 18.45g)에 따라 5그룹으로 나눠 사망률을 분석했다.

이 결과 땅콩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에 비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total mortality)이 17∼21% 낮았다. 특히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23∼38%나 낮았다.

연구팀은 땅콩에 풍부한 각종 비타민, 불포화지방산, 섬유소, 아르기닌, 항산화물질 등의 성분이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심장학회(AHA)는 기름으로 튀기지 않고 염분이 첨가되지 않은 땅콩을 일주일에 4번(1회 한 줌 정도)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

두뇌 발달에 필요한 ‘DHA 전구체’가 풍부한 호두는 2형(성인) 당뇨병을 막는 데 도움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여성 간호사 13만 7893명(35~77세)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호두 등 견과류 섭취량과 당뇨병 발생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이 연구에서 호두 한 봉지(28g)를 1주일에 최소한 2번씩 먹는 여성은 호두를 거의 먹지 않거나 전혀 먹지 않는 여성보다 당뇨병 발생률이 평균 24%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호두에 들어있는 불포화지방산이 염증을 억제함으로써 관절염, 심장병 등의 예방 효과를 낸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이와 함께 밤과 잣 등에도 비타민 B1, C 등이 많아 다이어트는 물론 면역력 강화, 혈관 및 심장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견과류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견과류의 곰팡이독소도 문제다. 견과류에는 지방 성분이 많아 산소와 접촉하면 쉽게 산화·변질되거나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견과류에서 발견되는 곰팡이 중 일부는 ‘아플라톡신(Aflatoxin)’이라는 독을 만드는데, 이 독소들은 열에 매우 강해 가열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일단 곰팡이가 생긴 견과류는 열처리했더라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보관시에도 곰팡이독소를 막기 위해 외부 공기, 습기를 차단할 수 있는 밀폐용기나 지퍼백에 보관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견과류 알레르기를 지닌 사람들은 공기 중의 견과류 먼지만으로 심각한 알레르기를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땅콩은 만 3세 이전 유아에게 알레르기 발병률이 높은 만큼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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