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쉽게, 보다 가깝게’ 실내악이 온다
‘보다 쉽게, 보다 가깝게’ 실내악이 온다
  • 김귀현
  • 승인 2018.02.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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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국제실내악축제 31~4월8일 개최
▲ 악단광칠.


2018 창원국제실내악축제(CHAMF)가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8일까지 창원에서 열린다. 국내외 최정상 아티스트 150여 명이 창원시 일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봄기운이 흩날리는 시기, 축제에서 실내악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몇가지 ‘팁’을 소개한다.

◇몰라도 들린다…공연 전 프리뷰=‘클래식은 어렵고 지겹다’. 실내악에 대한 접근 역시 머뭇대게 하는 편견이다. 올해 창원국제실내악축제에서는 클래식의 묘미를 느끼기 위한 사전 행사를 준비했다. 공연 시작 시간 30분 전 공연 장소에 도착하면 프리뷰 행사가 열린다. 음악평론가 장일범과 JTBC 드라마 ‘밀회’ 오리지널 피아니스트 송영민이 매 공연 30분 전부터 20분간 연주자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감상 포인트를 짚어준다.

어렵다면, 이들 프리뷰어(previewer)가 알려주는 포인트를 생각하면서 연주를 감상하면 된다. 특히 피아니스트 송영민은 관객들이 보다 쉽게 음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직접 멜로디를 짧게 연주하며 작곡가가 작품에 투영한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 야나체크 스트링 콰르텟.


◇체코 현대음악의 ‘기둥’ 만날 시간=올해로 창단 71주년을 맞이한 야나체크 스트링 콰르텟이 창원을 찾는다. 야나체크 스트링 콰르텟은 오랜 세월만큼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는 것으로 이름 나 있다. 두 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이뤄진 현악4중주는 ‘16줄로 이뤄진 한 악기의 소리’로 비유될 정도로 연습고 경험에서 나오는 조화를 중요시한다. 야나체크 스트링 콰르텟은 이 점에서 단연 선두에 선 팀이다. 이들은 체코의 전통 음악을 잘 표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체코 민속 음악의 리듬은 토속적 정취를 드러낸다.

야나첵 스트링 콰르텟은 체코 작곡가의 대부 스메타나부터 야나체크, 수크까지 체코 현대음악의 거장들을 응집한 무대를 선보인다.

◇창원에서 선보이는 창작곡 초연=이번 축제에서는 총 7개의 창작곡이 발표된다.

작곡가 최천희의 가야금과 현악4중주를 위한 ‘산조’를 비롯해 창원지역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호준, 전욱용, 조우성 작곡가의 창작곡들이 소개된다.

창작곡의 연주에는 일본의 실내악 앙상블 혜미 현악4중주와 가야금 연주자 이언화가 함께한다.

여기에 중앙국악관현악단 단장인 작곡가 김성국과 창원대 김한기 교수의 작품을 각각 개·폐막 공연에서 처음으로 만날 수 있다.

김성국 작곡가는 매년 다시 돌아오지만 영원히 누릴 수는 없는 봄을 온 몸으로 만끽하자는 의미를 담아 바이올린, 대금, 현을 위한 콘체르토 ‘다시 봄’을 창작했다.

김한기 교수는 기존 ‘창원시민의 노래’에 기악적 성격을 부여하여 창원의 봄 정경을 표현한 피아노 퀸텟을 위한 ‘창원의 봄’을 발표한다.

또한 바이스 카플란 스텀프 트리오는 인도네시아 작곡가 아난다 수칼란의 창작곡 ‘자카르타의 사라진 달빛’을 초연할 예정이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월광’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곡되었다는 이 작품은 베토벤 ‘월광’ 연주에 이어 공개될 예정이다. 두 곡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도 작은 재미다.

◇베토벤부터 멘델스존까지=‘클래식’에서 ‘베토벤’을 빼놓을 수 없듯, 축제에서도 베토벤은 무게를 지킨다. 베토벤을 사랑하는 클래식 관객들에게 오는 4월 6일 펼쳐질 아메리칸 앙상블: 바이스 카플란 스텀프 트리오의 프로그램은 반길 만하다. 인디애나주립대학교 제이콥 음대 교수진들로 구성된 바이스 카플란 스텀프 트리오(미국)는 베토벤의 작품을 다채롭게 해석하여 훌륭히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한 팀이다.

이날 공연에서 바이스 카플란 스텀프 트리오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월광,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 피아노 트리오 작품 70-1 유령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 세 작품은 모두 주제 선율을 제시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였다가 주제 선율을 반복하는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을 갖춘 곡들이다. 처음에 나온 주제 선율을 기억했다가 마지막에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비교해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

화려한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은 멘델스존의 스트링 옥텟 내림마장조 작품 20이다. 실내악 작품은 3명 또는 4명이 연주하는 트리오와 콰르텟의 구성이 가장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 곡은 4대의 바이올린, 2대의 비올라, 2대의 첼로를 위한 실내악곡이다. 이 곡은 4월 8일 일요일 폐막공연에서 이경선, 이리나, 마크 카플란, 웨이 허, 김상진, 최은식, 이정란, 피터 스텀프 등 최정상 연주자 8명의 연주로 들을 수 있다.

◇야외에서 만나는 음악 선물=올해 축제가 진행되는 기간은 진해 벚꽃이 만발하는 시기이다. 오는 4월 2일부터 7일까지 매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해문화센터 체육관 앞 광장 야외무대에서 실내악 연주회가 펼쳐진다.

통기타를 멘 창원거리아티스트 판꾼들이 야외 공연의 문을 열고, 경남브라스 금관5중주와 아르끼 현악 4중주팀이 무대를 이어간다. 2일, 4일과 6일에는 경남 브라스 금관5중주의 화려하고 웅장한 연주가 예정되어 있고, 3일, 5일과 7일에는 아르끼 현악4중주 팀이 군항제를 찾은 방문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7일에는 오후 4시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국내 오케스트라 수석 주자들과 솔리스트 브라스 연주자들로 구성된 금관 앙상블 코리안 아츠 브라스가 축하 공연을 연다.

지난해 400명의 관객을 한옥에 모았던 ‘고택음악회’도 펼쳐진다. 전통과 현대를 절묘하게 엮어내는 악단광칠이 무대 주인공.

야외공연은 실내 공연장 입장이 어려운 미취학 어린이 관객들도 실내악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다. 어린이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트럼펫, 호른, 트롬본, 튜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다양한 악기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담았다.

◇거장의 숨결…마스터클래스와 워크숍=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최정상 아티스트들로부터 지역 꿈나무들이 지도받을 수 있는 마스터 클래스가 열린다.

마스터 클래스는 4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피아노는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교 제이콥 음대와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를 역임한 야엘 바이스(Yael Weiss)가, 바이올린과 첼로는 현재 인디애나 주립대 제이콥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인 마크 카플란(Mark Kaplan)과 피터 스텀프(Peter Stumpf)가 각각 지도한다. 비올라에는 연세대학교 음대의 김상진 교수가 마스터로 참여한다. 마스터 클래스 대상자는 서류 및 동영상 심사를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 청강은 누구나 무료로 할 수 있다. 마스터 클래스는 4월 7일 오전 10시부터 3·15아트센터 일원에서 진행된다.

실내악 분야의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 ‘WANNA CHAMF’도 기다리고 있다. 사전 공모와 심사를 통해 선발된 3개의 실내악 팀들은 실내악 마스터들과 축제기간 동안 교감한다. 이들은 4월 7일 오후 2시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콘서트를 연다. 이날 공연에는 차세대 실내악 연주자들을 응원하고자 이주은 창원대 교수와 박정국 창신대 교수가 축하 무대도 선물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축제를 함께 준비하는 ‘어울리미(자원봉사자)’도 모집 중이다. 일반 관객들을 위한 스탬프 투어 이벤트도 진행한다. 세 곳 이상의 공연장에 방문하여 스탬프를 수집해오면 기념품을 증정한다. 자세한 내용은 2018 창원국제실내악축제 홈페이지(chamf.or.kr) 또는 창원문화재단 홈페이지(cwcf.or.kr)를 참고하면 된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장일범.
송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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