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죽음은 새로운 삶을 위한 길
[월요단상] 죽음은 새로운 삶을 위한 길
  • 경남일보
  • 승인 2018.03.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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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인간에게는 반드시 죽음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 병들거나 아니면 언제 어떤 모양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죽음은 인간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피하거나 변화시킬 수 없는 바로 한계상황(限界狀況)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갖는다는 것은 언젠가 죽는다는 것이며, 그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의 없이 오고 예고 없이 찾아가기 때문에 누구든 그 죽음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생명이란 한 번밖에 없기 때문에 참으로 귀중할 수밖에 없다. 살아 있는 목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으로, 그 생명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건 오직 죽음 외엔 없다. 죽음은 인간의 육체를 파괴하지만 영혼은 육체를 초월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고통이 따를지라도 태연하고 있는 그대로 죽을 수 있는 심리적 변화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죽음이 문을 두드릴 때 두려움과 불안도 모두 내려놓고 안온하게 나설 수 있는 마음의 자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누구나 죽음 앞에서 죽음을 피해 살아가지만, 그러나 그 죽음의 짧은 시간만은 언제 어떤 식이든 찾아오게 된다. 그래서 아무런 준비 없는 죽음이 된다면, 생각과 추론으로만 알고 있는 죽음일 때, 그 죽음을 받아드리기는 참으로 어렵다. 죽음이란 비켜갈 수 없는 한결같은 것이며 삶 속에 존재하는 순리이기 때문에, 죽음을 삶의 소중한 일부로 끌어 안도록 해야 한다. 인간에게는 육체 이상의 존재로 영혼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평온하게 받아드리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누구의 삶이건 소중하다고 볼 수 있는 이유는 언젠가는 그 삶이 반드시 끝나기 때문이다. 죽음 속에 삶이 존재하고 삶 속에 죽음이 담겨있기 때문에 산다는 것은 죽음과 언제나 맞서 있고, 언제 죽음의 손이 생명의 문을 가혹하게 두드릴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과 친해져서 허물없이 지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종교를 믿는다면 그 믿음의 신을 조용하게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지내야 한다. 아름다운 삶이 있어야 아름다운 죽음이 있고, 그 죽음은 또 다른 삶을 위한 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올바르게 살아야 할 이유는 바로 죽음에 있다. 무얼 어떻게 준비해야 올바른 죽음인지 스스로 정하고 조금씩 실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 더 나은 영생을 위해서도 자신을 깨끗하게 하고 올바르게 살아갈 때 죽음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을 떠난다는 건 슬픈 일이지만 그러나 꼭 가야할 죽음일진대 다음 생에 더 나은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바라자.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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