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스포츠도 매너다
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경일칼럼]스포츠도 매너다
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 경남일보
  • 승인 2018.03.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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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의 축제인 평창 동계올림픽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강원도 평창군, 강릉시, 정선군에서 개최된 제23회 동계올림픽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한지 30년만에 2번째로 개최하는 올림픽이자 첫 번째로 개최하는 동계올림픽이기도 하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세계 4대 메이저 스포츠대회를 개최한 이탈리아, 독일, 일본, 프랑스에 이어 미국도 아직 진입하지 못한 세계 5번째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국가이다. 대체적으로 메이저 대회는 대도시 중심으로 개최되는데 이번 동계올림픽은 강원도 두메산골인 평창군을 중심으로 개최된것이 매우 신선하고 혁신적이다. 또한 평창군은 대도시 중심인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지역 균형발전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올림픽은 종교와 인종과 이념을 초월한 세계인의 만남의 장이다. 비단 스포츠 뿐만 아니라 음악, 미술 등 예술, 문화의 만남이기도 하다. 스포츠는 경쟁을 통해서 승부를 가린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성적을 올려도 매너가 좋지 않은 선수는 인정받지 못한다.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남자 1,500m에서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김동성의 금메달을 빼앗아간 오노는 아직까지 우리는 반칙왕으로 기억하고 있다.
 
대인관계도, 스포츠에서도 특히 매너가 중요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에티켓과 메너는 차이가 있다. 에티켓은 마땅히 지켜야 할 예절이나 예법이며 일종의 규범이다. 매너는 몸가짐이나 버릇, 태도, 행동의 자세다. 에티켓은 형식(form)이고 매너는 방식(way)이다. 사람을 만나면 인사를 해야 하는것은 당연한 것이기에 에티켓이다. 그러면 인사를 하되 어떻게 할 것인가가 매너다. 공손하게 할 거냐,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할 거냐 이게 매너다. 그래서 우리는 에티켓은 있다 없다 유무로 평가하고 매너는 좋다 나쁘다로 평가한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특히 컬링은 우리 국민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었고 빠져들게 만들었다. 세계 최강대국을 차례로 꺾는 멋진 드라마를 우리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그런 컬링도 매너를 가장 중요시 하는 스포츠다. 심판의 역할도 제한적이고 심판보다 선수간 합의가 우선시 된다. 스포츠에서 기권은 패배를 뜻하지만 컬링의 대표적인 매너로 포기가 아닌 패배를 인정(concede)한다는 뜻이다. 경기를 시작하기 직전 주장들끼리 작은 선물을 주고 받는 것도 컬링만의 매너다.
 
이상화’ 선수가 500m레이스를 마치고 펑펑 울면서 일본의 ‘고다이라’에게 ‘리스팩트(respect존경하다)한다’고 말했고 ‘고다이라’는 ‘잘했어’ 계속 우러러 보겠다고 하면서 위로했다. 눈물과 위로를 주고 받으면서 진한 우정을 나누었다. 많은 선수들은 승리의 순간을 기대한다. ‘왓슨’은 ‘좋은 승자가 되는 것 보다 좋은 패자가 되는 것이 훨씬 어렵고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듯이 승자는 패자를 위로해 주고, 패자는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스포츠 매너 정신이 우리사회에도 아름답게 꽃 피었으면...
 
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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