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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시간강사법의 합리적 개선을 바라며
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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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8  18: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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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해 제정된 일명 ‘시간강사법’이라 불리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2011년 12월에 국회를 통과하여 2013년 1월부터 시행예정이었지만 몇 차례 시행이 유예되어 오다가 지난해 12월 다시 그 시행을 2019년 1월로 유예하는 시간강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4차에 걸친 시행유예가 발생하게 되었다.

시간강사법은 주당 9시간 이상 강의하는 전업강사에게 법률상 대학교원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고, 1년 이상의 임용기간을 보장하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마음대로 해고하지 못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시간강사법이 강사의 신분과 지위 및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법인데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인 시간강사와 대학의 반발에 부딪쳐 4차 유예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은 이 법이 시행되면 오히려 비정규직만 양산하고 시간강사의 대량해고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와 대학의 부담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시간강사들이 이 법에 반대하는 이유는 시간강사법이 시행되면 주당 4~5시간 강의를 하는 강사에게 명목상의 교원 지위를 부여하기 위해 교원의 책임시수 9시간을 적용하게 되면 시간강사들 중 누군가는 교원이 되지만 다른 시간강사들은 대학에서 쫓겨나는 사태가 발생하는데 있다. 또한 한 과목만이라도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싶어하는 강사들에게는 그 기회마저 박탈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대학이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재정부담의 이유도 있지만, 강사들에게 주당 9시간의 책임시수를 확보해 주기 위해서는 교과과정을 개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또 학과나 전공의 사정에 따라 전임교원이 없는 과목에 대해서만 강사를 채용할 수도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학들은 강사법이 제정된 후 계속해서 시간강사의 수를 줄이고 전임교원들로 하여금 책임시수를 초과해서 강의를 맡게 하거나 직업이 있는 겸임교수를 채용함으로써 재정적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실제로 시간강사법 제정이후부터 강사 해고가 현실화되어 시간강사는 2011년 11만여 명에서 지난해 7만6000여 명으로 줄었고, 전임교원의 강의담당비율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대학이 시간강사의 수를 줄이는 데에는 교육부의 정책 탓도 있다. 교육부가 그동안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한 대학평가에 ‘전임교원 확보율’을 평가지표로 포함시키고, 비정년트랙도 전임교원으로 인정해 주었기 때문에 대학들은 평가에 대비하여 시간강사를 해고하고 대신에 비정년트랙을 채용해서 12시간 이상씩 강의를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대학구조개혁평가 항목에 있는 ‘전임교수 강의 담당 비율’ 때문에 대학들은 평가점수를 잘 받기 위해 전임교수들의 강의를 늘리면서 시간강사들의 강의는 계속 줄여나가는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시간강사법의 근본적인 문제는 학문연구와 교육이라는 대학의 본질을 망각하고 당사자인 시간강사와 대학의 입장과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책을 수립한 데에 기인한다. 올해 말까지 새로운 해결방안이 모색되지 않을 경우에는 다시 5차 유예가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원래의 법안대로 시행될 수도 있다. 잘못된 법의 시행을 계속해서 유예하는 것보다는 이 법을 폐기하고 새로운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인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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