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자리 정책의 한계
이웅호(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청년일자리 정책의 한계
이웅호(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8.03.2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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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의 취업자는 388만 명으로 고용률이 42.2%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하여 1.0%p 상승하여 다소 호전된 것으로 보이지만 핵심 구직 연령이라 할 25∼29세의 실업률이 8.2%로 여전히 높고 ‘아르바이트’ 등 공식 실업률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실질적 실업자로 분류해 집계하는 체감실업률은 22.8%에 달했다(고용보조지표3).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3%p 하락하여 다소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은 공무원 시험이 2월 말로 늦춰지면서 비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이들이 노동시장으로 유입되는 3월에는 청년 실업이 악화되어 고용대란이 예고된다. 이에 정부에서 청년 취업을 위한 초비상대책을 내놓았다. 정부가 발표한 청년취업 대책의 핵심은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기 위하여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34세 이하 청년들에게 연간 800만원의 지원금과 소득세 100% 감면 등 총 1000만 원 정도의 혜택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이로서 대기업 평균 연봉 3800만원에 92% 수준으로 끌어올려 대기업과 임금격차를 해소하여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여 20만개 정도의 중소기업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하여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업률 특히 청년실업률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고 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일자리 창출은 기업이 해야 한다. 국민의 혈세로 정부가 주도가 되어 공무원 수를 늘린다든지 이번에 발표한 정책같이 국고로 하는 선심성 정책에는 한계와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번 청년일자리 대책은 3년 정도의 한시적 정책으로 3년이 지난 후 천만 원의 지원이 없어지면 그때는 어떠할 것인가. 임금의 하방경직성이 있을 땐 노동자들은 참을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그리고 3년 후 문재인 정부의 말년 내지 다음 정권에서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년층 지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것을 지적한다.

핵심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동개혁이다. 노동에 대한 수요는 경기변동에 따라 신축적으로 변동될 수밖에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일시해고나 정리해고가 인정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고용확대를 꺼리게 된다. 따라서 수 십 년을 고용해야 할 직원을 한시적으로 지원받은 이번 ‘청소년 일자리 대책’을 믿고 신규채용을 할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될까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또한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낮으면 외부 환경변화에 인적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 될 기회를 잃게 됨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청년실업은 왜곡된 산업·노동·정책 구조 등 다양한 사회적 모순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의 해결책은 보다 근본적인 사회안전망을 통한 양보와 대타협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일자리 창출은 결국 기업이 한다는 대명제를 버리지 말고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의 규제를 과감히 풀어 창업과 투자환경을 조성해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 구축은 물론 노사정(규제일변도의 정부, 철밥통을 지키려는 기득권 노조, 비상식인 기업)은 양보와 타협으로 노동시장의 현안을 풀어야 할 것이다. 유럽의 금융위기에서도 청년고용의 모범국가로 지칭되는 독일이나 네덜란드와 같은 나라들은 모두 계층 간의 대타협에서 구조적 위기를 극복했다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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