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경일춘추
모방과 열정
신용욱(경남과기대 교수)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3.23  10:32:01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신용욱

1993년 뉴욕에 사는 스물 두살의 루이스 페란테 라는 청년은 무장강도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감옥에서 그는 학교에서도 읽지 않은 책을 평생 처음으로 읽게 된다. 처칠의 전기를 읽는 게 정말 좋았다는 그는 위인들이 자기와 같은 사람인데 역경을 이겨내고 온갖 장애를 극복하며 놀라운 일들을 해내는 이야기에 빠져들었으며 넬슨 만델라의 전기를 읽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 그 책에서 만델라가 자신보다 3배나 많은 수감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만델라에게는 조국을 해방시키기 위한 목표가 있었다는 것과 만델라가 주창한 비폭력주의에 감동을 받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 책을 읽겠다고 작심한 뒤 하루에 20시간씩 책을 읽기 시작하고 독학으로 글쓰기도 배워서 감옥을 자기만의 대학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 후 루이스는 출소한 뒤 마피아의 실전 경영학이라는 책을 출간하여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독서가 자신의 도덕적 나침반이 되어 인생을 바꾼 것을 거울로 삼아 문맹퇴치 운동을 벌이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하품이 전염되듯이 최근 연구들은 외로움, 비만 등 많은 감정적, 행동적인 문제가 사회적으로 전염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주변 친구가 외로움을 타면 나도 외로움을 탈 가능성이 높고, 친구들이 과식하면 나도 과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우리가 아는 사람을 모방하므로 인해 서로 닮아 간다는 사실이다. 앞서 말한 루이스라는 청년도 뉴욕에 거주할 때 자연스럽게 주변 환경에서 만날 수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따라 모방 했 뿐인데 마침 그들이 마피아였기 때문에 청춘을 감옥 에서 보낸 것이다. 감옥에서 책을 통해 영웅들을 만나고 인생이 바뀌게 되었다. 영웅들에게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겠다는 열망이 없다면 우리는 사소한 일에 집착하게 되지만 의식적으로 모방할 모델을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안에 있는 잠재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새학기가 되어 학부모 면담을 위해 찾아간 중학교에서 아이의 담임선생님은 요즘 아이들이 생각이상으로 게임에 빠져있으며 무엇이 되고자 하는 장래희망이 없다면서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나는 속으로 ‘대학생들도 정도의 차이지만 마찬가지’ 라고 맞장구 쳤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 아이들이 무엇이 되고자 하는 확고한 비전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 게임에 너무 많은 관심을 가져서가 아니라 닮고 싶은 어른이 주위에 없어서가 아닐까 라고 돌이켜 생각해보았다.

신용욱(경남과기대교수)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