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관객층 지지하자 스크린에 ‘소확행’ 바람
20대 관객층 지지하자 스크린에 ‘소확행’ 바람
  • 연합뉴스
  • 승인 2018.03.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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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소공녀’ 알찬 흥행
미국 뉴저지의 소도시 패터슨에 사는 버스 기사 패터슨의 일상은 단조롭다. 매일 비슷한 시간 일어나 일터에 나갔다가 귀가하면 애완견 마빈과 함께 산책에 나선다. 패터슨은 사회적 지위나 넓은 집 같은 세속적 가치에 아무런 욕심이 없다. 틈틈이 시간을 내어 노트에 적어보는 시가 일상을 풍요롭게 만든다.

짐 자무시 감독이 연출한 영화 ‘패터슨’의 주인공 패터슨(애덤 드라이버 분)은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小確幸), 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6만 관객을 불러들인 ‘패터슨’에 이어 한국영화에도 소확행 바람이 불고 있다.



‘리틀 포레스트’는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친 관객에게 잠시나마 숨통을 틔워준다. 임용고시에 떨어진 혜원(김태리)은 어느 겨울날 가방 하나만 메고 낙향한다. 혜원은 직접 키운 농작물과 식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그러면서 당초 계획과 달리 사계절을 꼬박 보낸다. 이듬해 가을쯤, 삶과 세상을 예전과 달리 보는 눈이 트인다.

 22일 개봉하는 ‘소공녀’의 주인공 미소(이솜) 역시 도시생활에 치인 청춘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일당 4만 5000원의 가사도우미 일을 하는 미소는 남들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한다.

오르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미소는 집을 포기한다. 월세방 대신 위스키와 담배, 공장 기숙사에 사는 남자친구가 미소의 안식처다. 여행용 가방을 끌고 잠자리를 구해보려 찾아간 대학 시절 밴드 멤버들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그들이라고 딱히 더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점심시간에 스스로 팔뚝에 링거를 꽂아가며 일하고, 아파트 대출금과 이자에 일상을 저당잡힌 채 산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는 16일까지 12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순제작비 15억원인 이 영화는 개봉 일주일 만인 지난 7일 손익분기점 80만명을 넘었다. 100억원 넘게 들인 대작이 줄을 잇는 한국영화계에서 ‘리틀 포레스트’의 손익분기점 돌파는 의미 있는 성과다. 범죄·액션물 일색인 한국 상업영화의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다. 전고운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소공녀’는 독립영화 창작집단인 광화문시네마가 제작했다.

‘리틀 포레스트’에는 영화 속 인물들과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는 20대 관객이 반응하고 있다. CGV리서치센터 집계 결과 개봉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리틀 포레스트’ 관객 중 49.0%가 20대였다. 같은 기간 전체 영화의 평균 40.1%보다 높았다.

김이석 영화평론가는 “영화산업의 건강성을 따질 때 천만 영화에 주목하기보다는 중저예산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는지, 신인감독이 얼마나 등장하는지를 봐야 한다”며 “상업영화의 경우 기획 단계부터 특정 장르와 소재를 선호하다 보니 관객의 다양한 관심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영화 ‘소공녀’.
영화 ‘리틀 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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