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마음의 병
오세재(국제마인드 교육원 교육위원)
[객원칼럼]마음의 병
오세재(국제마인드 교육원 교육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8.02.26 0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영화에는 복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세상에는 원한을 삭히지 못해 한평생 복수만을 위해 살다가 일생을 마치는 사람도 있다. 사람이 증오와 원한을 갖게 되면 그것이 그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오직 증오심과 원한에 사로잡혀 복수의 종이 되고 마는 것이다. 국을 끓일 때 조미료를 넣으면 조미료 맛이 나고, 멸치를 넣으면 멸치 맛이 난다. 그것처럼 우리 마음에 미움이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삶에서 미움이 나타나고, 악이 있으면 악이 나타난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마음속에 있는 미움, 증오, 두려움, 욕망…이런 것들이 인생을 망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크게는 르완다의 인종학살,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의 대학살, 히틀러의 유대인 대학살, 작게는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 마음의 병을 방관해서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

상처 없이 자라는 나무는 없다. 내가 아는 어떤 여대생은 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며 귀한 딸로 자랐다. 그러다 늦둥이로 태어난 남동생 때문에 아버지의 사랑을 빼앗기게 되었고 또 동생을 잘 못 보는 날이면 아버지의 포악한 말과 난폭한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고 슬픔이 마음에 자리 잡고, 슬픔이 자라 증오가 되고, 분노가 되었다. 그리고 결코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어서 집을 나서게 되었고, 술을 마시면서 포악하고 자기 자신만을 믿는 거친 삶을 살아야만 했다. 그러다 그에게 놀라운 변화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것은 바로 생각의 전환이었다. 자기는 항상 아버지로부터 피해자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자기가 가족을 불행하게 만든 가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는 아버지와 화해를 하고 아버지를 용서하게 되어 진다. 그렇게 그 마음을 이끌어준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런 억울한 감정을 이긴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다.

성경에는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이 살다보면 내 마음대로 일이 되지 않는다. 억울한 소리를 들을 때가 있고, 섭섭한 일을 만나기도 하고 또 분한 마음을 가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 마음을 품고 잠자리에 드는 사람은, 그 마음을 키워나가는 사람은 자기가 품은 억울함, 분노, 슬픔이 마음에서 자라 그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잘못된 행동과 결정을 하게 만든다. 우리가 마음의 세계를 안다면 내 마음 속에 일어난 슬픔이나 증오나 미움이나 분노나 그런 마음을 이틀까지 품고 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나를 망하게 하는 생각이 되기 때문이다.

장애인 올림픽에 보면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 선수가 알파인 스키를 타고 시속 100km에 가까운 속도로 슬로프를 하강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앞을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엄청난 속도로 스키를 탈 수가 있는가? 그들의 곁에는 가이드 러너가 있다. 가이드 러너는 정상적인 사람으로 평상시에 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대화를 나누고 행동을 하면서 그들과 하나가 되는 훈련을 한다. 바로 그런 가이드러너의 도움을 받을 때 비록 눈이 없지만 가이드러너가 그들의 눈이 되어서 그 험한 산길을 타고 내려오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의 병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그와 같다. 내 마음에 들어온 미움, 분노, 증오, 두려움을 이긴 사람을 멘토로 삼고 그 마음을 내 속에 받아들일 때 우리도 마음에 항체가 생기고 그런 마음의 병에서 이겨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내일 아침, 나는 마음에 분노나 미움이나 고통이 없이 소망으로 눈을 뜨기 위해, 오늘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내 마음을 청소하는 일을 한다.

 

오세재(국제마인드 교육원 교육위원)

국제마인드 교육원 교육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