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나도 당했다’ Me Too, 너는 생각해봤니
김주형(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대학생칼럼] ‘나도 당했다’ Me Too, 너는 생각해봤니
김주형(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 경남일보
  • 승인 2018.03.2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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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시작된 ‘나도 당했다’ 미투 운동, 서지현 검사의 안근태 성추행 사건 폭로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권력을 무기삼아 성폭행 등을 행사한 가해자들의 만행을 폭로하고,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 미투운동의 근본이다. 미투운동의 90%이상의 고발자가 여성이어서 미투운동은 여성인권과도 맞닿아 있다. 꾸준히 뜨거운 감자였던 남녀 성평등의 문제도 더해지면서 미투운동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미투운동은 혐오와 무시, 편가르기가 아닌 공생의 분위기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문제를 한아름 안고 있는 미투운동, 이를 올바른 태도로 바라보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우선 대표적으로는 본질을 흐리는 반응들이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거짓증언에 관한 것이다. 무고죄에 대한 지적이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미투운동의 본질을 생각해 보았을 때, 일부 부작용을 우려해 미투운동을 멈추는 것은 어리석다. 하지만 애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필요하다. ‘미투’는 익명으로도 많이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결국엔 거짓 미투를 부추기므로 피해자가 이름을 당당히 밝히고 미투 운동을 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이는 더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피해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미투를 하는 것 자체가 피해자에게는 또 다른 부담과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그것을 감수하라고 말할 권리가 우리에게 과연 있을까?

또 다른 반응으로는 ‘펜스룰’에 대한 관심이다. 이는 미투를 피해자들의 외침으로 보는 것이 아닌 남성들에 대한 역차별로 생각하는 왜곡된 시각을 드러낸다. 미투 운동이 피해자들의 용기 낸 외침들이라는 점을 볼 때 이는 한참 비뚤어진 반응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애초에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우리는 정확히 인지하고 폭력과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혼동하지는 말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시각들은 다른 피해자들의 용기를 꺾는 큰 요인이 된다. 남녀의 평등과 공존은 오래된 문제이고, 남녀의 평등이 결과적으로는 서로에게 본질적인 도움이 된다. 그러한 맥락의 하나의 시발점이 된쌓여온 차별과 폭력에 대항해 넘쳐나온 미투운동, 출발점에서의 난관을 현명하게 이겨내야 미투 운동이 가진 바람직한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김주형(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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