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의 식품이야기
성낙주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8.04.01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막걸리는 보약이다 (Ⅱ)
 
막걸리



막걸리는 고구려 건국의 공신 중에 공신이다. 즉 해모수와 유화의 사랑이야기에 막걸리가 등장한다. 먼 옛날 천제의 아들 해모수는 압록강에서 놀고 있던 하백의 세딸 중 유화에게 홀딱 반한다. 그러나 유화가 이에 응하지 않자, 유화를 잔치에 불러 술을 먹이고 취하게 한 다음 해모수와 정을 통하게 된다. 유화는 술로 인한 하룻밤의 인연으로 아이를 낳았는데 그가 바로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이다. 그러니까 한 나라를 건국하는데 술이 큰 역할을 한 셈이다. 학자들은 이 때 유화가 마셨던 술을 곡물주의 초기 형태인 걸쭉한 막걸리 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막걸리는 미생물에 의해 자연 발효된 음료로 술인 동시에 건강음료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막걸리는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유산균, 생효모, 유기산 및 항산화성 물질 등의 기능성 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유산균의 유래는 누룩을 띄울 때 공기 중에 부유하는 균으로 부터 접종되어 제일 먼저 번식하여 산을 생성한다. 이로 인해 산을 싫어하는 부패균이나 유해균 등의 발육이 억제되거나 도태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을 옛 조상들이 경험으로 터득했으니 정말 놀랄 만하다. 또 유산균은 젖산 생성력이 강할 뿐 아니라 효모가 번식하기 시작하면 산 생성력이 줄어든다. 이는 분해된 당을 알코올로 전환시키는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면 막걸리에는 과연 얼마나 많은 유산균이 존재할까? 막걸리 1mL에 유산균은 1,000,000-100,000,000여 개에 달한다. 그러니까 막걸리 페트병이 700-800mL인 것을 고려하면 막걸리 한 병에는 700억-800억 개의 살아있는 유산균이 함유돼 있는 셈인데, 이는 일반 요구르트 65mL(10마리/1mL)짜리 100-120병 정도와 맞먹는 엄청난 양이다. 유산균은 장에서 염증이나 암을 일으키는 유해 세균을 죽이고 면역력을 강화시켜 무병장수에 관여하는 건강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발효 중 생성된 효모는 생명현상과 관계가 깊은 다양한 효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건강증진에 큰 도움을 준다.

막걸리의 식이섬유와 단백질 성분이 항암 효과가 있다는 것이 2008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에 발표된 바 있다. 이 결과에 의하면 농축시킨 막걸리를 유방암, 간암, 대장암 및 피부암 세포에 주입한 결과 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막걸리중의 효모 등은 장속에서 발효돼 유해 세균의 생육을 억제시키고, 반면에 몸에 유익한 세균을 활성화시켜 면역력을 높이는데, 특히 소화가 잘 안되거나 손발이 찬 소음인에게 유익하며, 하루에 남성은 360mL, 여성은 180mL 이하가 적당하다. 또 막걸리는 암세포 성장억제, 혈압강하작용 및 항산화 효과가 있고, 혈중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간 기능을 개선하는데 유익하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2005년 학국식품연구원에서 막걸리에 항암물질인 파네졸(farnesol)성분을 발견했다는 보고가 있다. 파네졸은 술의 향기성분의 일종이며 대부분의 술에 함유되어 있다. 분석된 결과를 보면 맥주에 함유된 15-20ppb보다 약 10-25배 많은 150-500ppb의 파네졸이 막걸리에 함유되어 있다. 파네졸은 막걸리의 혼탁한 부분에 많으므로 마실 때는 막걸리를 충분히 흔들어 마시는 것이 좋다. 그러나 막걸리가 암을 억제하는 술 또는 콜레스테롤 저감주로 판단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실제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5-7mg 정도 섭취해야 하는데, 막걸리 1L에 파네졸이 0.15-0.5mg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막걸리로부터 5-7mg을 섭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다른 발효주에 비해 항암성 물질이 많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그런데 막걸리의 가장 큰 단점은 발효 중에 생성된 퓨젤유(fuseloil)로 인한 숙취가 문제다. 소주나 위스키보다 숙취가 상대적으로 심하다. 또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신장이 좋지 않거나 결석이 있는 사람은 막걸리를 과다 섭취해서는 안 된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