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돈·권력·명예 다 가지려면 패가망신한다
[경일시론]돈·권력·명예 다 가지려면 패가망신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8.04.0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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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비롯, 큰 권력은 그 주위를 싸고도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중 적지 않은 사람은 바로 그와의 인맥을 통해 자기의 이익을 도모하려 한다. 그 인맥과 줄은 돈, 재물을 바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만약 권력자가 자신을 단속하지 못하고 허욕을 부린다면 곧 명예를 더럽히고 금전의 노예로 전락된다. 근래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등 지도층 인사들의 비윤리적이고 탈법적인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국민들이 이들의 부끄러운 행각에 모멸감을 느끼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병을 안고 산다니 이게 될 말인가.

권력자는 반드시 세속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순결을 지켜야 한다. 각종 유혹을 자각적으로 물리치고 법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 특히 금전의 사욕을 채우면 결국은 낙마로 끝장을 본다. 금전, 권세에 너무 허욕을 부린다면 그 결과는 기필코 만인의 손가락질을 받고 감옥간다. 청렴은 중요한 인격수양이고, 미덕의 표식이다. 청렴은 신임을 낳고, 결백은 위신을 낳는다.

박·이 전 대통령 처럼 10중 8,9 실패

흔히 돈, 명예, 권력 등 3가지를 다 가지려 하면 구속된 박·이 전 대통령처럼 10중 8,9는 실패한다. 건국이래 23년만에 두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구속되는 부패의 악순환이란 불명예의 비극을 맞았다.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구속된 4번째 대통령이다. 큰 그릇이 못되면서 큰 권력을 갖거나, 큰 재물을 가질 그릇이 못되면서 많은 재물을 갖거나, 명예를 받을 만한 인격이 못되면서 큰 명예를 갖게 되면 거기에는 반드시 ‘동티’가 난다. 한때 서슬퍼런 권력을 지녔지만 엄청난 죄명으로 역사에 그 불명예를 대대손손 갖고 가야 하는 권력자도 있다. 속담에 “남이 주는 것을 다 받아먹으면 벙어리가 된다.”, “죄스러운 돈은 목에 건 올가미”고, 나에게 돈을 주는 것은 바로 나에게 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권력, 돈, 명예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든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권력, 돈, 명예지향성이 강하다. 권력은 어디까지나 약한 자를 돕기 위해, 돈은 어디까지나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 명예는 어디까지나 어리석은 사람을 일깨우는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그런 권력, 돈, 명예 지향성은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평생을 살아도 돈, 권력, 명예 중 하나도 갖기가 쉽지 않다. 3가지를 법·도덕을 고지식하게 지켜가면서 동시에 갖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는 전직 대통령을 비롯, 상류층 중엔 이런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도덕적으론 비난의 대상이지만 현실적으론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의 최순실 관련 재단설립,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차명혐의는 ‘계획범죄’로 일정시간이 지나면 부메랑이 된다.

일본도 천황(天皇)은 ‘명예’를 갖고, 총리는 ‘권력’을 갖는다. 기업은 권력과 명예는 없지만 ‘돈’을 갖는다. 에도 막부 시대에도 천황은 ‘명예’를, 쇼군(장군:將軍)은 ‘권력’을, 상인은 ‘돈’을 나누어 가졌다. 기업인은 돈, 권력을 동시에 탐해선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카네기, 록펠러, 스탠퍼드 등의 재벌들은 생전에 권력, 명예를 탐하지 않았다. 돈·권력·명예의 균분(均分) 등식’을 지켜야 한다.

한때는 성공의 롤모델로 추앙받던 박·이 전 대통령도 결국 권력, 돈, 명예 등 3가지를 다 가지려다 한순간에 범죄자가 되어 패가망신당한 것이다. 지도급 인사로서 응당히 감당해야 할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한국의 지도급 인사들에게는 언감생심이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도덕적으로 건강한 사회를 물려주는 것은 기성세대들의 몫이다. 무너진 윤리체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 절대로 “돈·권력·명예 다 가질 생각 말라”.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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