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진주대첩 병력 계산법
[경일칼럼]진주대첩 병력 계산법
  • 경남일보
  • 승인 2018.04.0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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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년 음력 10월 5일부터 10일까지 진주성에서 왜적과 조선군의 혈전이 벌어졌다. 진주대첩이다. 양측 병력은 얼마일까.

임진전란사(이형석 저, 1974)에서 저자는 아군 병력을 춘파당일월록과 해동명장전에서 3800명, 적의 병력은 일본측사료(정벌기, 수길보, 흑전가기)의 ‘2만 병력으로서 경상감사 김사순의 예병 2000명으로 지키는 진주성을 공격하였다’에서 2만을 취했다.

〈디지털진주문화대전〉에 의하면, 김해·부산·동래 등지에서 합세한 왜적 2~3만여 명이 김해를 떠나 창원으로 진군함으로써 제1차 진주성전투의 서막이 올랐다. 수성군은 목사 김시민의 군사가 3700여 명, 곤양군수 이광악의 군사가 100여 명으로 총 3800여 명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한국사(국사편찬위원회 저, 2013)에는 ‘일본군은 진주성을 일거에 점령하기 위해 약 3만 병력을 동원하여 공격을 개시해 왔다. 목사 김시민 등 수성군 8600명은 6일간 격전 끝에 성을 굳게 지키고 적을 물리쳤는데 김시민은 전사하였다’고 썼다.

진주대첩은 조총으로 무장된 대규모 적과 아군의 화약을 이용한 병기, 지략, 외곽 지원 등의 대결이다. 적이 토성을 쌓자 현자총통을 쏘아 무용지물로 만들고, 대나무 다발로 사다리를 만들어 성벽에 걸쳐 성안으로 조총을 쏘자 화살 끝에 화약 주머니를 매단 차대전, 비격진천뢰, 질려포로 대응하고, 성 밑에 수북이 쌓아둔 솔가지에 화약을 종이에 싸서 던져 불태운다.

짚으로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인형을 만들어 성가퀴 위로 들어 올리면 적이 탄환과 화살을 날리니 거두어 적에게 되돌려준다. 이는 제갈량이 조조군에게 손쉽게 화살 10만개를 얻는 격이다. 밤이 되면 악공에게 거문고를 뜯고 퉁소를 불게하고, “땡, 때-앵! 땡, 때-앵!” 연지사 종을 연신 울려 적을 심란하게 한다.

작전 지휘권을 받은 곤양군수 이광악은 동문 북격대를 맡아 그곳에 있는 큰 느티나무(이광악 나무로 부름) 둥치를 의지해 군사를 지휘한다. 왜장의 동생 장강현번지윤이 쌍견마를 타고 날뛰는 지라 대궁을 잘 쏘는 궁수에게 은밀히 명을 내려 쏘아 쓰러지게 했다.

적은 성을 둘러싸고 밤낮으로 공격을 거듭하지만, 남쪽은 남강이 흘러 포위를 하지 못하였다. 밤에는 의병이 망진산에 올라 개인당 여러 개의 횃불을 흔들며 북을 치고 함성을 지르자, 적은 지원군이 도착하여 기습하는 줄 알고 혼란에 빠지고, 망진산을 취하려 하건만 유등이 남강을 환하게 밝혀 건너지 못하였다. 낮에는 비차가 진주성 상공을 날며 정찰과 적진 깊숙이 화약 폭탄을 투하, 적의 사기를 저하시켜 패퇴하게 되었을 것이다.

진주대첩의 수성병력 3800명은 진주목사 병력과 곤양군수 군사의 합이다. 그런데 〈한국사〉에서 밝힌 수성병력 8600명을 어떻게 볼 것인가.
 

안명영(수필가·전 명신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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