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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의 박물관 편지[7]로테르담 해양박물관(Maritime Museum Rotter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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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6  02: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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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국토의 6분의 1이 바다보다 낮은 지대를 간척하여 만든 땅이다. 전 국민의 60%가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서 생활하는 국가다. 네덜란드의 땅은 대부분 목초지나 농경지로 쓰이고 바다와 강은 해상 물류, 어업, 항구개발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어 네덜란드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조선 산업, 조선기자재 및 서비스업은 연간 수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으며 다양한 선박들을 만들어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17세기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VOC) 로고와 깃발.

바닷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 네덜란드는 17세기 초 바닷길을 이용한 무역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당시 네덜란드 자본가들의 관심이 해외시장으로 확대되자 1602년 올던바르너펠트(Johan van Oldenbarnevelt)는 바타비아(지금의 인도네시아)에 ‘동인도 회사’를 설립하여 동인도와의 독점 교역의 발판을 마련했다. 동인도 회사는 지금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해 있었고, 인도네시아는 이 시기를 거치며 네덜란드의 식민지가 됐다. 네덜란드는 동인도 회사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서인도, 일본과의 교역도 확장하여 네덜란드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이렇게 가깝지 않은 나라와의 교역은 곧 네덜란드의 조선술과 항해술의 발달을 가져왔다.
   
로테르담 해양박물관 내부 전경.

유럽에서 가장 큰 항구를 가지고 있는 로테르담(Rotterdam)에는 해양박물관(Maritime Museum Rotterdam)이 있다. 이 박물관은 85만여 점의 해양 관련 모형, 그림, 유물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6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네덜란드 선박과 조선기술의 발전 과정과 역사의 이해가 가능하다.

1845년 로테르담에서는 윌리엄 3세(King Willem III)의 형 핸드릭 왕자(Prince Hendrik)를 중심으로 한 로얄 더치 요트 클럽이 설립됐다. 이 단체는 당시 배 모형이나 선박 관련 물건 등을 수집하여 클럽하우스에 전시했고 그 수집품들이 지금의 해양 박물관을 탄생시켰다.
   
마타로, 123x56cm, 15세기 추정, 작자 미상, 목재
   
마타로, 123x56cm, 15세기 추정, 작자 미상, 목재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Rijksmuseum)이 렘브란트의 ‘야경(Nightwatch)’을 자랑한다면 로테르담 해양 박물관에서는 배 모형 ‘마타로(Mataro)’를 걸작으로 꼽는다.

나무로 만들어진 마타로는 6세기 이상 거슬러 올라가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배 모형이다. 15세기에 만들어진 모형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정교함이 돋보이며 보관상태 또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양호하다. 그동안 정확한 제작연도를 알기 어려웠으나 최근 모형의 목재에서 나온 탄소로 만든 날짜가 추정되었고, 1456년과 1482년 사이에 만들어 진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마타로는 스페인의 한 마을 San Simon의 예배당에 있는 성모 마리아에게 헌납됐다. 성도들 중 매일 바다로 나아가는 선원이 은혜를 구하거나 감사를 표시하고자 바쳤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선원들은 대다수 시간을 바다에서 보내기에 선사 모델을 바침으로써 신에 대한 헌신과 안전에 대한 기원을 염원한것으로 보인다. 불행하게도 마타로에 대한 교회기록은 스페인 남북 전쟁 당시 소실되었고, 마타로가 어떠한 경로에서 교회에 헌납되었는지 명확한 증거는 찾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스페인에서 건너온 이 배 모형이 어떻게 로테르담까지 오게 되었을까?

마타로가 스페인에서 그 명성을 다하지 못한 데는 두 가지 추측이 전해진다.

첫 번째는 스페인 출신 골동품 수집가에 의해 다른 나라로 판매되었을 가능성과, 스페인 왕족의 소유물이 되었을 가능성이다.

1920년 마타로가 영국의 골동품 딜러 손에 들어간 시점부터 마타로의 행적을 찾아볼 수 있다. 마타로는 곧 뉴욕의 한 갤러리에 전시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아무도 마타로를 구입하려 하지 않았다. 마타로는 다시 유럽으로 옮겨지게 되어 뮌헨에서 주인을 찾았는데, 당시 로테르담 해양박물관의 이사로 있던 반 뵈닝헌(Van Beuningen)은 1만 8000길더의 값을 치르고 마타로를 구입했다. 이 가격은 당시 네덜란드에서 소형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가치였으며 피카소나 마네의 작품가격과도 비슷한 값이었다.

연구자들은 ‘마타로’가 후기 중세시대에 지중해를 가로지르던 무역선이며 모형은 실제 선박의 축적 모형일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전반적인 배의 기능을 이해하고 부품 등을 정확하게 모형에 옮겨 놓은 것으로 보아 실제 조선공이 만들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모형이 제공하는 수많은 정보는 선박 건축 연구의 기초로 사용됐을 뿐만 아니라 1400년대에 존재했던 선박의 화물 수용량, 기능 구조 및 엔지니어링 요소를 알아보는 중요한 지침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선박의 구조나 역사 등은 그림이나 기록물 혹은 우표에 찍혀있는 배의 모습을 보고 연구됐다. 또한 남아있는 청동이나 돌로 된 배 조각들은 2차원 적인 이미지만을 제공했다.

그러나 마타로는 입체적인 시각에서 접근이 가능하고 같은 시대에 그려진 그림이나 스케치 등을 보다 정확하게 해석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화려했던 중세 지중해 무역시대에 대한 지식 탐구의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제공하는 로테르담 해양박물관. /사진제공=Maritime museum

해양 박물관은 선박 관련 모형 및 그림 전시뿐만 아니라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생소한 해양 관련 단어나 복잡한 선박구조의 이해를 돕기 위한 3D 체험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어린이 및 학생 관람객도 꾸준히 느는 추세다. 또한 해양 박물관 바로 옆에 위치한 작은 항구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선박과 크레인 등이 전시되어있어 작은 모형 관람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선체를 관람하고 탑승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여름 시즌에는 전시된 선체들을 가동해 항구 투어를 진행하는 등 로테르담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네덜란드 해양산업의 긍정적인 미래를 예고한다.



주소: Leuvehaven1,3011EA Rotterdam,네덜란드
운영시간: 화-일 10:00-17:00(월요일 휴관)
홈페이지: https://www.maritiemmuseum.nl/
입장료: 성인 12.50유로, 청소년 및 어린이 9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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