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맞이하는 봄이 되길
새롭게 맞이하는 봄이 되길
  • 경남일보
  • 승인 2018.04.08 1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사계절을 그 계절에 맞게 멋있고 보람 있게 지낼 수는 없을까? 계절이 바뀔 적마다 밝은 웃음과 아름다운 몸가짐을 가져서 주변도 환하게 밝히며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봄철에는 맑고 산뜻하게 물오르는 나무처럼 밝은 웃음으로 살다가, 여름에는 푸르러 힘차고 활기 넘칠 수 있는 삶이 된다면 무얼 더 바라랴. 아니 가을에는 풍성한 열매 매달고서 할 일을 마친 뒤의 흐뭇한 미소까지 지을 수 있는 삶이길 바라자. 겨울이 오면 어떤 불행에도 꼿꼿하게 견뎌내는 겨울나무처럼, 그럼에도 눈 덮여 깨끗함에 너그러운 마음 펼쳐내며 차가운 북녘 바람에 웅크려든 주변을, 이 세상을 위로하며 견딜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되도록 이 봄날 꿈꿀 수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나이 먹어 주름진 얼굴에 보잘것없는 모습일지라도 봄에는 새순처럼 새로운 삶을 엮어 나갈 수 있도록 하자. 길을 가다가도 문득 어디선가 풍겨오는 봄의 내음을 맡아내듯, 주위를 기분 좋게 리드하면서 맑은 웃음으로 만나는 이들을 유쾌하게 해 줄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리라. 순간순간 지나치는 낯선 사람들에게까지도 향기를 풍겨 주고 찌푸린 미간을 활짝 펴게 하는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모름지기 직장 생활을 하는 이라면 쾌활한 걸음걸이, 믿고 실천할 만한 아이디어가 가득히 샘솟을 수 있도록 활동하며 수고의 보람 찾는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반드시 비싼 옷을 입어야만 새봄, 새 기분에 젖어 드는 건 아니듯이, 감정의 상태에 따라 헌 신발도 새것처럼 신을 수 있으며, 그러한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 지성적 탐미적(耽美的) 기질까지 갖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욕심이 없고 순박하면서도 늘 미소 띠고, 시원스럽게 자신도 표현하면서 재취 있고 뛰어난 아이디어로 일하기를 좋아하는 습관이 되도록 하자. 옷자락 스쳐 오가는 이들에게도 밝은 표정, 신선한 감각, 상쾌한 느낌을 주고 그런 느낌 끝에 막혔던 생각이 문득 트이고, 뭔가 새로운 창의성이 흘러들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얼어붙어 멈추어 있던 사고에 봄의 물줄기를 제공하여 주듯 그래서 거침없이 새로운 재능을 드러내게 한다면 어찌 성실을 멀리하는 자가 될 수 있으랴. 사실 사람이야말로 새로운 생각을 해낼 수 있는 근원이며, 또한 묵은 것을 새롭게, 낡아서 못 쓰는 것도 필요하게 쓰이도록 만들게 하는 것이 사람이 아닌가. 이러한 특성을 살려 이 봄날 열매를 잉태하는 꽃도 피울 수 있어야 하고 모두가 원하는 삶에 아름다운 향기를 풍겨줄 수 있는 그러한 삶이 될 수 있도록 살아가자.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