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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차기 소제왕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정영효  |  yo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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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9  18: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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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민주주의는 대의(代議)민주주의다. 국민 개개인이 직접 정치결정 과정에 참여하지는 않고, 국민이 선출한 대표들을 통해 정치결정 권한을 대리하게 하는 방식이다. 귀족제나 군주제 또는 독재체제와는 대척된다. 대의민주주의에서는 권력 분산이 절대적이다.

권력 분산은 수많은 소제왕(小帝王)들을 낳게 한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는 많은 소제왕들이 있다. 그들은 인사권, 인·허가권, 예산권, 심의·의결권 등 민생과 밀접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 권한은 나를 포함해 가족이나 주변을 풍족하게 할 수도 있고, 궁핍하게도 할 수 있다. 비록 제왕보다는 권한의 범위가 좁으나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권한이기 때문에 개개인이 체감하는 권한의 강도는 더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6·13 지방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6월 13일이 되면 시·도지사를 비롯해 교육감, 시장·군수·구청장, 시·도 및 시·군의원 등 민선7기의 새로운 소제왕들이 탄생한다. 소제왕이 되면 자신의 의지와 생각과는 관계없이 주위에 아첨하는 무리가 몰려들 것이 뻔하다. 권력자에게 아부하며 사익을 추구하려는 소인배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성현들은 아무리 작은 권한이라도 이를 행사하는 지위에 오른 사람은 항상 자신과 주변을 경계(警戒)할 것을 가르쳤다. 좋은 스승과 직언을 해 주는 부하, 형식과 격식을 따지지 않고 충고해 주는 친구와도 같은 간의대부(諫議大夫)를 곁에 둘 것을 설파했다.

역사에서 칭송되는 성군을 보면 스승이면서, 부하이기도 했고, 친구와도 같았던 간의대부가 항상 곁에 있었다. 세종대왕에게는 황희 정승이, 제나라 환공에게는 관중이, 당 태종에게는 위징이 그러한 존재였다. 왕 또한 이들을 함부로 하지 않고 스승 대하듯이 했다.

그렇지만 간의대부를 멀리 하고, 아첨꾼들에 둘러싸여 아부의 달콤함에 취해 사리사욕에 빠진 권력자도 많았다. 이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도 같이 파멸했다. 돈과 명예, 권한 모두 잃고 차디찬 감옥 속에서, 혹은 빈축과 비난, 원망의 대상이 돼 외롭고 비참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전직 소제왕들을 주변에서 너무 많이 보고 있다.

맹자는 “큰 몸을 따르면 큰 인물이 되고, 작은 몸을 따르면 작은 인물이 된다(從其大體爲大人, 從其小體爲小人)(맹자, 告子 15)”고 했다. 전체의 이익을 위해 애쓰는 사람이 큰 사람이라면 자기 개인만의 이익을 위해 전체를 외면한 사람은 작은 사람이다. 역사에서 보면 작은 몸만을 쫓았던 제왕과 소제왕들의 말로는 결코 좋지 않았다. 자신은 쫓겨나고, 죽고, 감옥살이했으며, 심지어 자녀와 친인척은 물론 측근들까지도 구속되는 모습까지 직접 지켜봐야 하는 참담함을 겪기도 했다. 이같은 말로는 간의대부를 멀리 하고, 소인배만을 곁을 둔 결과다.

오는 7월 1일 민선7기 당선인들이 소제왕의 자리에 오른다. 간의대부를 곁에 두고 항상 자신과 주변을 경계하며 큰 몸을 따르는 소제왕이될지, 아첨하는 무리에 휩싸여 작은 몸을 따르는 소제왕이될지는 그들만의 몫이다. 차기 소제왕들은 간의 대부를 멀리했었던 제왕과 소제왕들의 불행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영효(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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