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해야 하는 일’ 대신 ‘하고 싶은 일’ 찾기
[대학생칼럼]‘해야 하는 일’ 대신 ‘하고 싶은 일’ 찾기
  • 경남일보
  • 승인 2018.04.11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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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학 입시를 위해 썼던 자기소개서를 읽어보았다. 불안한 시절이었지만 그때는 대학에 와서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우스갯소리로 ‘합격만 시켜주신다면 학교에 뼈를 묻겠습니다’라고 할 만큼 간절함도 있었다. 하지만 대학교 3학년이 된 지금은 더 이상의 간절함도, 하고 싶은 일도 없어졌다. 함께 입학했던 동기들은 하나 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며 휴학했고, 그렇게 휴학해 몇 년 동안 돌아오지 않는 선배들도 있었다. 취업이 힘들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공시생의 길을 택하는 이들은 이미 포화 상태다. 중소기업에 지원하기에는 학점, 토익, 자격증 등 쌓아놓은 스펙이 아까운 탓도 있다. 취업준비생들의 스펙은 평균적으로 높아져 가지만 그들이 원하는 공기업, 대기업의 문은 늘 바늘구멍이다.

이런 청년들의 취업난을 위해 정부는 ‘청년고용 대책’을 내놓았다. 중소기업 취업자 1인당 연평균 1035만 원씩 한시적으로 지원한다는 정책이다. 이 정책대로라면 중소기업에 신규 입사를 하게 될 경우 대기업에 신규 입사한 수준의 연봉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런 지원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중소기업에서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면 ‘그뤠잇’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복지격차’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실효성을 장담할 수 있을까. 취업률은 높아질지언정 한시적인 지원이기 때문에 이직률, 실업률 또한 같이 높아질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복지격차뿐만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취업을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잡코리아가 취업준비생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3.7%가 ‘직무 결정 못하고 구직 활동 중’이라고 답하였다. 그중에서도 29.5%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서’라고 답하였고 12.8%는 ‘적성 파악을 못해서’라고 답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학창시절 내내 장래희망을 쓰고 전공 진학에 대해 고민하며 대학에 왔지만 정작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는 사람은 손에 꼽힌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고등학교를 다녔던 것처럼, 어느새 취업을 위해 대학에 다니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원하는 과에 진학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대학에서도 ‘공무원, 중소기업, 대기업’ 어디든지 원하는 곳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진짜 목표’인지는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희성(경상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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