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보는 1909년 창간 후 일제의 탄압과 경영난 속에 신문을 발행했다. 정간 처분과 폐간 압박 속에 매일 아침 신문을 발행하던 경남일보는 지령 887호로 잠시 윤전기를 세웠다. 폐간된지 32년만인 경남일보는 중창간 시대를 맞았다. 10월15일이었던 창간일에 또 하나의 생일을 더한 날이 1946년 3월1일 이었다. 1968년 3월에도 중창간 기념일이 끼인 달이라 중창간 22주년 축하광고가 더러 실렸다.
이 즈음 지면에는 광고 도안이 이전의 직접그린 도안에서 점차 상용도안으로 바껴가는 것이 보인다. 상징성을 담은 그래픽 아이콘들이 광고도안으로 활용되고 있어 시각적인 효과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3월16일자 2면에는 당시 마산시와 각급 학교에서 십시일반 모은 축하광고가 하단에 실렸다. 증산·수출·건설을 상징하는 이미지와 함께 경남일보의 심벌마크가 좌측에 위치했다.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펜과 경’이 합쳐진 심벌마크다. 정론직필하는 경남의 바른 언론이 되겠다는 상징이 담겼다.
3월 며칠 사이로 ‘럭키’와 ‘금성’ 제품의 광고들이 5단 통광고로 자주 등장했다. 중창간 이후 22주년이 지난 즈음 또 다시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던 경남일보의 광고주로 럭키·금성의 역할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이듬해인 1969년, 사카린 밀수 특종보도라는 화끈한 이슈를 이끌었던 경남일보는 결국 그해 8월 럭키그룹에 신문사 살림살이를 넘겨주게 됐다. 그 시절 광고를 넘기다보니 청년기 경남일보의 고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럭키 크림비누 광고는 여성의 옆모습을 도안으로 배치했다. 머리카락이 휘날리는 모양의 심플한 도안이 신제품 크림샴푸를 부각시키는 듯한 이미지다.
생활용품을 주로 개발 생산한 럭키화학은 현 LG그룹의 양대 축의 하나였다. 전자산업분야의 금성사(LG전자)와 화학산업분야의 락희화학공업사가 현재 LG그룹의 원조인 셈. 락희화학공업사는 1947년 10월 설립됐다. 럭키크림이라는 영양크림으로 화제를 모았다. 관련해서 크림비누, 크림샴푸도 연이어 개발해 소비자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LG그룹의 구인회 회장은 진주에서 처음 상업을 시작해 그룹을 일군 사람으로 지역의 일간지인 경남일보에 럭키의 광고가 심심찮게 등장한 인연을 엿보게 해준다.
3월19일자에 실린 럭키치약도 럭키화학의 흥행품목 중 하나였다. 백화점식으로 성분과 효과를 늘어놓는 1960년대 초 ‘위경산’ 같은 약품광고 시대를 벗어나 크고 강력한 이미지와 메시지를 축약한 헤드카피를 사용한 디자인의 변화도 발견할 수 있다.
럭키화학의 세제 하이타이와 금성의 라디오 광고도 1968년 3월 지면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지역 출신 그룹의 잘나가던 제품광고가 그 시절 경남일보의 메인스폰서 였던 모양이다.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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