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어항속의 남북정상회담
[경일포럼] 어항속의 남북정상회담
  • 경남일보
  • 승인 2018.04.1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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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이 4, 5월로 확정되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지난 3월 25일부터 4일간 북중정상회담이 베이징에서 비공개로 이루어졌다. 시주석은 김위원장을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라고 부르며, ‘특별한 시기에 이루어진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방문이라 했고, 김위원장은 “나의 첫 외국 방문의 발걸음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가 된 것은 너무도 마땅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아마 북·중간의 입장이 조율되면서 셈법이 복잡해진 듯하다.

북핵 관련 지금까지 언론에 공개된 내용을 보면 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서‘선(先) 핵 폐기, 후(後) 보상’이라는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하는 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핵 폐기 단계마다 보상이 주어지는 “이란식 해법”을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핵 해법이 이견(異見)을 보임에 따라 오는 4월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시 운전대를 잡은 문대통령이 운전을 잘해야 될 것 같다.

북핵은 남북문제뿐만 아니라 북미관계를 조율해야 되는 운전자 입장이지만 어떠한 경우든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어렵게 찾아온 남북정상회담을 잘 살려서 북핵 폐기와 북한체제를 보장하며 남북의 평화와 화해, 그리고 남북의 공동발전 등이 꼭 성취되었으면 한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에 대한 여러 가지 안이 있겠지만, 지난해 7월 독일 베를린에서 발표한 문대통령의 ‘신(新) 베를린 구상’에서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북한의 안보·경제적 우려 해소, 북미관계 및 북일관계 개선 등 한반도와 동북아의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힌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다듬으면 될 것 같다.

정상회담에는 준비, 협상, 실천이라는 세 가지의 단계가 있는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이니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고, 보다 중요한 것은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의 실천이다. 우리는 남북분단이후 최초의 대화인 ‘적십자회담’(1971), ‘7·4 남북공동성명’(1972),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1991) 및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 1992), ‘6·15남북공동선언’(2000),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2007)등에 서명했지만 제대로 실천을 하지 못했다.

투명한 어항 속에서 유영하는 6마리의 일거수일투족이 다 보인다. 어항속의 물고기는 평화유지 및 자기 영역을 지키면서 살려고 애쓴다. 문제는 투명한 어항 속이지만 우리가 모르는 평화와 전쟁의 함정이 숨어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한 다음, ‘남·북·미·중 정상회담’으로 발전하여 남북의 평화와 발전은 물론 이번 기회에 우리의 숙원인 남북통일의 기반을 조성해 가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2회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은 남북화해와 긴장완화에는 도움이 되었으나, 북한의 전략전술에 의한 극심한 남남갈등으로 국론의 분열, 국민적 합의와 동의 없는 퍼 주기식 지원 등은 교훈으로 되새겨야 할 부분이다. 북한이 핵을 완전폐기하기 위해서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을 받고, 북한체제보장과 경제적 보상을 받는 즉, 선후(先後)가 어떻게 결정될지는 모르지만 산 넘어 산이다. 다가오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이 성공되어 얽히고설킨 한반도의 핵심쟁점을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강태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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