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교직에도 장인 정신이
[경일시론]교직에도 장인 정신이
  • 경남일보
  • 승인 2018.04.0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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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서 교장으로 봉직할 때 한국총영사관 주변에 있는 200년된 美有라는 우동집을 자주 방문하면서 21세기 이후 미국 다음으로 일본이 노벨상을 15명이나 많이 받은 이유도 본인이 하고 있는 직업을 중히 여기는 일본인 특유의 장인정신이 아닌가 생각한다.

동경에서 2시간 거리인 산리(山梨)현에 있는 갑능(甲陵)고등학교에 방문한 적이 있다. 시골의 공립고등학교인데 동경대학 등 대학 진학률이 시골에 있는 고등학교중 최고의 수준인 학교인데 친분이 있는 하야시베교장의 독특한 교육방침을 살펴보기 위해서 방문했다.

교장실에서 여러 가지를 문의하고 상담한 후 교무실을 방문했다 그 때가 오후 6시30분인데 교사들이 퇴근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한 교사에게 “왜 퇴근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질문을 받은 교사가 창문 밖으로 운동장을 보면서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데 어떻게 퇴근하느냐?”고 대답했다. “운동장에 놀고 있는 학생과 교사들의 퇴근하고는 어떠한 관계가 있느냐?”고 질문 했다. 교사의 대답은 “운동장에 놀고 있는 학생이 교무실에 와서 누구한테 질문 할 것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교사가 퇴근하느냐”고 대답했다. 머리에 망치로 얻어 맞은 것 같아 정신이 없었다.

정년퇴직 후에 기회가 있어서 지방의 한 사범대학생에게 교육행정을 강의했다. 그런데 그 대학 몇분의 교수연구실은 정교수인데도 수업이 없는 날은 교수연구실이 잠겨있었다. 일본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2004년 8월에 한국 한 교직단체의 해외탐방 교사연수팀과 같이 동경의 한 명문 사립고등학교 방문에 동행했다.

학교장의 학교현황 설명 후 질의 응답시간에 교직단체의 간부급선생님이 학교 측에 질문을 했다.

“한국에서는 아침, 저녁 보충수업을 하는데 1시간에 30,000원을 수당으로 주는데 일본에서는 얼마나 주느냐?”

대답을 교장선생님이 할려고 하니, 한국에서 방문한 교직단체 간부급 선생님이 교장선생님이 대답하지 마시고 참석하신 선생님을 지적하면서 대답하기를 요구 했다.

지명 받은 선생님이 질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다시 질문을 요구 했다.

같은 질문 내용의 답변으로 “선생님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수업시간외의 보충수업은 당연히 교사가 해야 할 의무이고 책무인데 어떻게 별도로 수당을 받느냐 우리학교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는 보충수업에 수당을 받지 않고 받아서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질문한 선생님의 얼굴에는 묘한 당혹감을 느끼는 분위기 였다.

이광형 (전 주일한국대사관 수석교육관·서울대 재외동포교육 자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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