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열대과일재배 괜찮은가
[농업이야기] 열대과일재배 괜찮은가
  • 경남일보
  • 승인 2018.04.1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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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규(경남도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 미디어홍보팀장)
얼마 전 우리지역 하동에서 바나나가 생산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설재배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가 많이 더워졌나보다 하는 느낌이 순간적으로 스쳤다. 작년 말 현재 국내 열대과일 재배면적은 약 107ha에 이른다. 바나나, 애플망고, 패션프루트 등 10여 종류가 재배되고 있다. 제주도에서만 재배되던 열대과일이 최근 들어 남해안으로 상륙하면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열대과일 재배가 늘고 있는 이유가 과연 기후변화 때문 만일까?

우리나라 기후 형태로 본다면 당연히 온대성 기후다. 지금도 사계절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영하의 날씨가 길게는 한 달 이상 이어질 때도 있다. 따라서 열대과일이 생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지금 국내에 재배되고 있는 대부분의 열대과일은 시설재배를 통해 별도의 가온시설까지 갖춘 상태에서 재배되고 있다. 먼 훗날 지구온난화가 우리나라를 아열대 기후로 바꾸어 놓지 않는 한, 열대과실수를 노지에 재배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열대과일을 재배하기 위해 온난화를 기다리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기후변화는, 특히 온난화는 생태계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이상기상을 일이키고, 기온상승에 따른 돌발병해충의 증가 등 농업환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며칠 전 통계청이 발표한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자료에 따르면 자구온난화의 영향으로 21세기 말에는 강원도 산간을 제외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주요 농산물 재배가능지도 북상할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사과의 경우, 재배가능지역이 계속 북상해서 2090년에는 강원도 일부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복숭아와 포도는 2050년대까지는 재배가능지역이 약간 늘겠지만, 그 이후로 급감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재배가 어려운 과일이 될 것이라 했다. 또 감귤과 단감은 재배가능지역이 갈수록 늘어나서 21세기 말 쯤에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가 가능하단다. 지금까지 기후변화 데이터를 토대로 장기적인 예측을 한 결과여서 지금부터라도 훗날 닥쳐올 변화에 대비해서 차근히 준비하는 자세도 필요한 것 같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이것과 괴리감이 있어 보인다.

지난 백년간 한반도 평균기온이 1.7℃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가 열대과일을 재배할 수 있는 기후조건은 아닌 것이다. 열대과일을 재배하려면 시설 설치 등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거기다 재배과정 경험부족으로 실패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열대과일 재배 결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묘목부터 선뜻 사서 과원을 조성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실패 요인을 줄여나가야 한다. 가까운 농업기술센터나 농업기술원을 방문하여 희망 작목에 대한 경영분석을 통해 재배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웅규 경남도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 미디어홍보팀장

 
김웅규 경남도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 미디어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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