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스릴러 ‘나를 기억해’ 개봉
범죄 스릴러 ‘나를 기억해’ 개봉
  • 연합뉴스
  • 승인 2018.04.1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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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이유영 주연…성범죄 피해 소재
영화 ‘나를 기억해’는 한 여고생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채팅으로 만난 남학생과 데이트를 하던 여고생은 남학생이 건넨 음료수를 먹고 정신을 잃은 뒤 윤간을 당한다. 범죄 동영상은 온라인에 퍼지고, 범행에 가담했던 가해자들은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 사건이 벌어진 지 14년 후. 그 여고생은 이름을 바꾸고 여교사 서린(이유영)이 됐다. 결혼을 앞둔 서린은 교무실 책상 위에 누군가 올려둔 커피를 마신다. 그 뒤 의식을 잃고, 다음날 ‘마스터’라는 정체불명의 사람으로부터 사진 한 장을 전송받는다. 그 사진에는 셔츠가 풀어헤쳐 진 채 의자에 앉아있는 자신이 담겨있다.

서린은 다른 여학생도 비슷한 일을 겪자, 14년 전 자신의 사건을 수사했던 전직 형사 오국철(김희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나를 기억해’는 청소년 성범죄와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를 다룬다. 한때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던 음란사이트의 실명이 등장하고, 몰래카메라 제작과 음란물 유통의 실태 등이 담긴다. 지금도 만연한 범죄들이고, 누구나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은 더 크게 다가온다.

영화는 성범죄 피해자의 아픔과 트라우마, 그리고 이들을 보는 사회적 편견을 담는다. 서린은 자신과 비슷한 일을 겪은 여고생이 “선생님이 제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묻자 “숨거나 자신을 부정할 것”이라고 답한다. 서린의 약혼자는 제자를 걱정하는 서린에게 “계집애가 얼마나 생각이 없었으면 그런 동영상에 찍히느냐”고 오히려 타박한다.

영화는 범인을 찾는 묘미와 반전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잔혹한 범죄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면서 출발한다. 범죄 장면이 주는 충격은 꽤 오래 남는다. 청소년들의 이야기라 더욱 그렇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과 스릴보다는 범죄의 잔상이 주는 불쾌함과 싸워야 한다. 자녀를 둔 학부모와 여성 관객이라면 더욱더 불편함을 느낄 법하다.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할만한 몇 차례의 반전이 등장한다. 하지만 재미를 느끼기에는 이미 진이 빠진다. 청소년 범죄를 다뤘지만, 청소년관람 불가 등급이다. 결국, 어른들이 보고 느껴야 할 영화라는 의미다.

배우 이유영이 불안에 떨면서도 사건의 파헤치는 여교사 서린 역을 소화해냈다. 이유영이 내면 연기에 치중했다면, 김희원은 베테랑 형사 역을 맡아 극의 강약을 조절해준다. 이외에 두 얼굴을 지닌 학급 반장 동진 역의 이학주, 서린과 비슷한 일을 겪는 여고생 세정 역의 오하늬 등 신인 연기자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숨바꼭질’을 연출한 이한욱 감독의 신작이다. 4월 19일 개봉.

연합뉴스



 
영화 ‘나를 기억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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