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으로 봄을 여는 김갑수 화백
‘나눔’으로 봄을 여는 김갑수 화백
  • 김귀현
  • 승인 2018.04.23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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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경남도문예회관서 초대전 개막
“나눔이란 게, 해보니까 참 좋아요. 나눔은 시대를 나누는 것이자 비 맞는 사람 곁에서 그 비를 함께 맞는 일입니다.”

지난 19일 전통서각의 맥을 잇고 있는 석초 김갑수 화백의 작업실을 찾았다. 의령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에 들어서자마자 맵시 있는 부채가 늘어서 있었다. 전시를 앞둔 작업물로도 가득했다. 새기고 깨지기를 반복해 태어난 작품들은 화학 염료 대신 작업실 내 화목보일러에서 나온 목초액과 먹의 조합으로 마감했다.

모두 다음달 진주에서 열리는 초대 작품전을 위한 작품들이다. 나무가 빼곡한 이 곳에서 김 화백은 관람객을 위해 준비한 부채마다 인장을 남기는 등 마무리 작업 중이었다. 그는 이날 화려한 이력을 대신해 ‘나눔’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오랜 시간 나눈 인연을 계기로 나눔 단체의 주축이 되기도 하고, 소속돼 활동해 왔습니다. 봉사 단체는 많지만 ‘나눔’을 표방하는 단체는 많지 않거든요. 작품 활동과 함께 작업물을 전시해 여러 차례 수익금 기부도 했고요.”

그에게 이번 초대전의 취지를 물은 뒤 그의 어린 시절을 들을 수 있었다.

국민학생이던 그는 무작정 동양화가 남농 허건 선생의 작업실을 찾아갔다. 선생의 작품 한 점을 받아가겠다는 당찬 각오로 향했다. 꼬박 하루를 먹고 자고, 섬진강 벚꽃 구경까지 시킨 뒤에야 작품 한 점을 받아갈 수 있었다. 그가 삯으로 준비한 봉투를 돌려준 선생은 여비와 서신까지 들려 보냈다고 했다. 그 이후 김 화백의 소년기는 고향인 마산, 서울 등 각지를 오가며 그의 세계를 넓히는 데 쓰였다. 무작정 부딪치고, 무작정 배우고 얻는 시기였다.

그의 5월 전시는 보다 특별하다. 본보 주관의 이번 전시는 종료 이후 수익금을 경남지역 내 아동·청소년을 위한 장학금 조성에 쓰인다. 김 화백의 어린 시절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초대전 취지에 대한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초대전은 문화적 혜택으로부터 소외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한 ‘나눔’의 일환이다. 지역예술가와 시민들의 만남의 공간은 곧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한 몫이 된다. 그는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기쁘다고 전했다.

이 화백은 “(사회에) 빛이 들어야 할 곳이 많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그들이 바로 서야 우리 사회의 미래가 밝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와 관련해 김 화백은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김 화백은 “서각인구가 많이 늘어났다. 서각의 폭 역시 늘어났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서각의 한 부분과 현대서각의 한 부분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전통서각 애호가는 물론 서각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도 함께 서각의 면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손끝에서 난 작품 총 73점은 오는 5월 4일부터 8일까지 경남도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오픈 행사는 개막일인 4일 오전 11시.

글·사진=김귀현기자 k2@gnnews.co.kr


 
의령 작업실에서 작업 중인 김갑수 화백. 김 화백은 다음달 4일부터 8일까지 경남도문예회관에서 지역 내 청소년을 위한 초대 전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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