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16장’
‘명함 16장’
  • 경남일보
  • 승인 2018.04.2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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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 (객원논설위원)
상춘기에 집중된 초등학교 등 동창회개최가 절정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런 친목모임에 다녀왔다. 출마할 인사들의 얼굴 알리기가 한창이다. 한 시간 동안 16장의 예비후보 명함을 받았다. 모든 후보가 더 친한 척, 더 아는 척과 같은 연기도 있었을 터이다.

▶이 시기만큼은 후보가 절대적 ‘을’, 유권자는 당당한 ‘갑’의 형국이다. 후보는 분장하듯 만면에 웃음기로, 상대는 좀 뻣뻣해 보인다. ‘을’에게 왜 나를 몰라보느냐는 핀잔도 준다. 활달하면 건방지다고, 겸손모드면 약골이라는 질책도 가한다.

▶행사 때만 나타나 안부를 구걸한다며 꾸중도 한다. 평상시에 그런 행동을 취하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징역형을 받을 소지도 있는데 말이다. 정작 법으로 정한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불과 15일간 뿐이다.

▶후보에 대한 냉소는 당선 후 태도돌변 상상에 기인했을 것이다.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당선되면 목이 깁스(Gips)형으로 변한다. 사지(四肢) 또한 귀해진다. 손전화 대신 받는 사람을 두기도 한다. 당선인도 사람인지라 환경과 여건이 바뀌어 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의 도리, 근본이 바뀌면 곤란하다. 성장과정과 이력을 담은 명함에서 그런 사람 가리기는 무망할까. 사람됨됨의 진정성 정도, 그 여부는 찾을 것 같다. 선량을 보는 최소한의 기준 말이다. 정승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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