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수첩] 동경 127.5도와 서울 표준시
[별별수첩] 동경 127.5도와 서울 표준시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8.04.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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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시

 

남북한이 30분 차이 나던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로 통일하는데 합의 했다. 2015년 8월5일부터 북한에서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에 따라 기존 도쿄시를 사용하던 표준시를 30분 늦춘 ‘평양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남북한 모두 ‘도쿄시’를 표준으로 쓰고 있어 똑같은 시간대였으나 이날부터 같은 시간대에 위치해 있지만 시차가 30분 나는 낯선 상황이 벌어졌었다.

시간대는 경도 0에 있는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한 시각의 차이를 표한 경도상의 선이다. 애초 영국의 그리니치천문대 기준으로 한 평균태양시 GMT로 맞추다가 보다 오차가 적은 원자시계를 기준으로 한 UTC로 대체됐다. 시간의 차이에 따라 GMT±숫자로 표현되다가 UTC±숫자로 바꼈다. 세계 각국은 이 시간대를 기준으로 표준시간대를 사용한다. UTC 0과 반대쪽에 있는 경도 180도 지점은 날짜 변경선(Intermational Date Line)이 된다. 날짜변경선을 사이에 두고 서쪽은 하루를 더하고 동쪽은 하루를 뺀다. 국가별 상황이나 특이한 국경간의 문제 등에 따라 시간대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 시간대가 국가별 표준시간대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현재 UTC+9를 사용한 ‘도쿄시’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도쿄의 동경 135도의 자오선을 기준으로 한 표준시다. 그리니치천문대가 0시 일 때 한국(도쿄시)은 오전 9시가 된다.

서양식 시간대를 처음 도입한 1908년, 중국과 일본의 가운데인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GMT+9:00를 도입했다가 1912년 일제강점기 도코와 같은 동경 135도의 GMT+9로 변경됐다. 1954년 이승만 정권에서 GMT+8:30으로 다시 돌아갔다가 1961년 박정희 정권에서 다시 GMT+9:00으로 고정됐다. 북한도 ‘도쿄시’를 사용하다가 3년 전 UTC+8:30으로 조정한 ‘평양시’를 표준으로 도입했다.

남북정상회담이 가져온 나비효과 중 하나로 지난 3년간, 30분 차이나던 남북한의 시간이 다시 통일됐다. 시간대와의 정확성을 떠나서 남북한이 같은 시간을 쓴다는 것은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 시간대가 변하는 선은 한반도의 중심쯤으로 갈라진다. 좁은 국토에서 두가지 시간대를 쓴다는 것도 적절하지 않고 국가간 교류가 왕성한 우리나라의 사정을 생각하면 무턱대고 시간대를 조절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경도상의 한반도 위치를 볼 때 동해 쪽 육지의 끝단은 도쿄시 기준과 크게 떨어진 것도 아니긴 하다. 하지만 ‘도쿄시’가 일제강점기의 잔재라는 지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국가와 민족이 얽혀 있는 ‘30분’의 표준시는 앞으로 조금 더 풀어나갈 문제다.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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