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우리 경찰서에서는 음주운전 근절 표어를 공모한 적이 있다. 음주운전을 아무리 강조해도 계속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담당부서인 청문감사관실에서 자구책으로 벌인 일이다.
이 표어는 매주 금요일 일과시간후 및 필요시 직원들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송되고 있다. 음주운전금지 표어 공모 83건중 당선작은 ‘남이 하면 음주운전, 내가 하면 패가망신(경비교통과 최상민)’, ‘음주운전 한순간의 방심, 온 가족의 근심(정보과 임유라)’, ‘한잔의 술로 포기하기엔 당신의 인생은 너무 아름답습니다(남강지구대 박태우)’, ‘음주운전 당신의 인생과 바꾸시겠습니까?(수사과 박지혜)’, ‘차는 대리가 되나, 가족에게 당신을 대신할 사람은 없습니다(경무과 이지훈)’등 5건 선정 표어이다
그러나 내가 써낸 표어는 당선되지 않았다
‘한잔 술은 웃음이요. 두잔 술은 쓴웃음이요. 세잔 술은 비웃음이다’로, 한잔 술은 적당량으로 긴장을 완화시키고 사람을 웃음 짓게 만들지만 한잔 술에 한잔 술을 더한 두잔 술은 좋은 약을 넘어 쓴맛이 나고, 석잔 술은 중독 수준으로 도를 넘어 음주운전을 불러 결국엔 사람들에게 비웃음거리가 되어 가정파탄과 조직망신에 이르게 된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당선작은 직원들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런 경고성 반협박성의 문자메시지를 너무 자주 받다보니 스팸메일처럼 여겨 버린다.
그래서, 앞으로는 주 1회 배우자의 휴대폰으로도 문자메시지를 보내 음주운전 금지를 가족들에게 해야 할 것으로 본다.
경찰관은 음주단속이 업무인지라 다른 직업에 비해 고도의 도덕성과 청렴을 요하는 직업인 까닭에, 음주운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자체사고 예방, 음주운전 금지’에 괴롭힘을 당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징계 수위 또한 높은 편이다. 단순 음주운전도 정직 등 중징계를 먹고 음주운전 사고는 최악인 배제징계(파면, 해임)까지 당하게 된다. 그래서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한다는 일은 간이 부은 사람이 아니고는 할 일이 못된다. 직장에서는 파면이요, 가정은 파탄지경이 될 것이다. 음주운전으로 인해 가족들에게 고통을 주고 생계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해서는 안되며, 술로 인한 한순간의 실수로 뒤늦게 땅을 치며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음주운전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겠다.
음주운전은 자기 자신뿐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 큰 고통을 주고,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도 빼앗아갈 수 있는 중대한 범죄인 만큼 앞에 보이는 후회할 일을 좌초 해서는 안된다. 음주운전 차량 동승자 또한 운전하지 못하도록 말리지 않고 동승하였다면 음주운전 방조죄로 같이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사실도 명심해야겠다.
제점용(진주경찰서 진양호지구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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