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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개똥벌레 복원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최창민기자(취재부장)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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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30  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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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민기자
여름에서 가을 사이, 스스로 빛을 내면서 시골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벌레는 참으로 신기했다. 어른들에게 이끌려 개울가로 나가면 수백마리의 벌레가 손에 잡힐 듯 반짝이면서 휘휘 날아다니는 걸 보면 신기한 걸 넘어 꿈을 꾸는 듯 황홀했다. 한때는 도깨비불이라고 무서워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을 잡아두었다가 아침에 눈을 비비면서 봤을 때 손톱보다 작은 곤충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무서움증이 사라졌다.

개똥벌레라고 부르는 반딧불이 추억이다. 이 가슴 시리도록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은 시골에서 자란 아이들의 영혼 속에 아련하게 남아있다.

이들이 빛을 내는 건 짝짓기를 위한 신호, 배 부분 노란 루시페라아제에 의해 산소와 반응하면서 황록색 빛을 낸다. 애벌레와 번데기 심지어 알도 빛을 낸다. 수컷은 두개의 발광체, 암컷은 한개이다. 빛이 강할 수록 짝짓기에 유리하다. 아름다워서일까. 빛을 낼 때는 그야말로 이슬만 먹고 산다.

우리나라엔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등 8종이 살았다. 늦반딧불이는 8월~9월 중순 전국 어디서나 발견됐다. 반딧불이를 모아 공부를 해서 출세했다는 뜻의 형설지공(螢雪之功)은 유명하다. 한자 개똥벌레 형(螢)을 쓴다. 어려운 중에도 학업을 이룬다는 뜻이다. 공부하는 서재를 말하는 형창설안(螢窓雪案)도 여기서 왔다.

친구들끼리 옛 고향 언저리 냇가에 텐트를 치고 밤을 하얗게 지새우던 어느 날 밤, 우연히 풀섶에서 반짝이는 반딧불이를 본 건 수년전의 일이다. 그렇게 여름·가을밤을 황홀하게 수놓던 반딧불이는 사라져 버렸다. 화학비료와 농약과다살포로 인해 이들이 살수 없는 환경이 됐기 때문. 중간숙주가 다슬기인데 이마저도 사람들이 싹쓸이하는 바람에 살 공간은 없어졌다.

반딧불이를 되살리려는 지자체의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의령군이 특수시책으로 2020년까지 반딧불이 5000마리 방사한다고 한다.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어린이들에게는 환경보전의 중요성과 정서함양, 자연교육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올해는 1차로 의령곤충생태학습관에서 4월∼8월까지 반딧불이 유충 1000마리를 인공 사육한 뒤 지역에 자연 방사할 계획이다.

하동군지리산생태과학관도 오는 6월과 9월 섬진강변과 과학관 주변에서 ‘지리산 반딧불이 탐사’를 예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반딧불이의 보호와 방사는 필수이다. 그러나 반딧불이를 되살린다는 것은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니다. 숙주인 다슬기가 있어야 생태고리가 연결된다. 따라서 다슬기서식이 가능한 깨끗한 계곡이 있어야하고 농약살포와 화학비료 사용도 줄여야 하는 등 복원과정에는 수십, 수백가지의 친환경적인 노력들이 수반돼야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주목한다. 일회성 전시 행정이나 혹은 일시적인 이벤트로 반딧불이 복원을 거론해서는 안 된다. 지자체의 행·재정적인 지원, 관련부서의 주도면밀한 계획과 실천의지에 따라 반딧불이의 복원여부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덧붙여 어려운 중에도 우리의 자연환경을 원상회복하려는 지자체의 관심과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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