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파프리카 일본 수출 확대
[농업이야기]파프리카 일본 수출 확대
  • 경남일보
  • 승인 2018.04.2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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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근(경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채소담당 농학박사)


일본 국민의 연간 1인 채소 소비량은 1990년대까지 100㎏을 유지했으나, 이후에는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와 여성의 사회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외식이나 가정 간편식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젊은 세대의 식생활 서구화와 간편화 지향에 따라 파프리카나 토마토 같은 신선채소 소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파프리카는 선명한 색채감을 가지면서 향이 강하지 않아 다른 식자재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샐러드의 재료로 그만이다. 여기에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 등의 기능성분 함량이 높아 항산화와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어 웰빙시대에 걸맞게 건강식으로도 좋다. 이러한 이유로 전통적으로 채소소비가 많은 우리나라와 일본인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고, 향후에도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프리카는 요리에 색채감을 주기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한 번에 소비하는 양이 적어 일반 가정에서는 파프리카 1개를 다 사용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최근에는 미니파프리카를 2~3색으로 구성한 세트 상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본인들은 최근에 연간 4만 4000t정도의 파프리카를 소비하고 있는데, 이 중에 90% 이상이 수입산이고, 그 중 70% 이상이 한국산이다. 국산에 대한 지향이 그 어느 나라보다 강한 일본인들에게 이러한 통계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하지만 파프리카는 수입에 의해 시장이 창출되었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수입산 파프리카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1993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수입되었지만, 최근에는 한국산을 중심으로 네덜란드산과 뉴질랜드산이 단경기의 부족분을 보충하는 형태로 공급되고 있다.

일본 수입 도·소매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국산에 대한 불만 1위는 ‘사이즈가 크다’ 이다. 일본소비자의 니즈(needs)는 M(medium), S(small)규격인데, 한국산은 대부분 L(large) 위주이다. 이는 재배농가들이 생산성이 높고 재배가 쉬운 품종을 선택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두 번째는 색깔의 비율이다. 색깔별 적정 비율을 맞춰 주기를 원하는 일본 수입업체의 희망과 달리 생산되는 대로 색깔의 비율과 상관없이 전량을 수출하기 때문에 색깔과 사이즈의 부족분을 네덜란드산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한 최근 맛과 영양이 높은 주황색의 비율을 높이기를 원하고 있는데, 주황색은 농가들이 재배가 까다롭고 생산성이 낮아 비율을 최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의 조사를 통해 일본의 파프리카 시장에서는 한국산이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당분간 이러한 상황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볼 경우 현재 상태로는 파프리카 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파프리카 확대를 위해서는 샐러드 위주의 생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리 방법 개발을 통한 새로운 소비 창출과 최종 수요를 발굴하기 위한 홍보나 이벤트 등의 소비자 판촉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니파프리카와 같이 소비를 다양화할 수 있는 품목의 다변화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한국산의 지속적인 우위 확보를 위해서는 품질 향상과 연중 안정적인 공급을 철저히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사이즈나 색깔에 대한 일본 시장의 세세한 니즈를 생산자와 공유하고, 품종이나 생산 방법에 대한 충분한 협의도 필요하다. 한국산 파프리카가 고품질과 안정적인 공급을 약속하고, 수출업체의 신뢰성 확보와 니즈에 세심하게 대응할 수 있다면 일본 시장에서 부동의 자리를 고수할 수 있을 것이다.

안철근(경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채소담당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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