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 로봇수술을 하면 좋나요?
[객원칼럼 ] 로봇수술을 하면 좋나요?
  • 경남일보
  • 승인 2018.05.0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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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외래에서 환자들로부터 “로봇수술을 하면 좋나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답변이 어려운 질문 중의 하나이다. 장점도 많고 필수적으로 로봇수술로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경우에 로봇수술이 적응증이 되는 것은 아니며 경제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분명 로봇수술은 선택적으로 적용되어야 할것이다.

로봇수술은 정확히 말하면 외과의사가 로봇팔을 제어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로봇수술기는 ‘다빈치’라고 불리는데 1999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에는 2005년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처음 도입됐다.

다빈치는 크게 두 개의 부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팔과 몸통으로 구성돼 있는 로봇 카트(robotic cart)와 로봇을 조종하는데 쓰는 수술콘솔(operating console)이다. 본체에 4개의 팔이 붙어 있는 수술캇트는 외과의사에 의해 제어된다. 수술콘솔에서 모니터를 보며 수술자가 양쪽 손의 엄지와 검지를 수술콘솔 안에 있는 골무에 끼우고 움직이면 로봇팔에 붙어있는 수술집게도 그대로 움직인다. 단지 사람 손처럼 자연스럽지 않아서 미세한 감각 같은 것을 느낄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예를 들면 손으로 환부를 꿰매던 실을 잡아 당겨보면 팽팽한 느낌을 단박에 알 수 있지만 다빈치로 수술할 때는 그런 것을 느낄 수 없다.

수술을 받는 사람의 몸에는 4개~6개 정도의 구멍을 뚫어야 하지만 칼로 수술 하는 것 보다는 훨씬 상처가 적다. 로봇수술을 받으면 환자의 회복이 빨라지는 이유이다. 현재 다빈치를 활용해 전립선을 제거하는 경우 기존의 수술보다 부작용이 훨씬 적어서 최근 미국에서는 다빈치의 반 이상이 비뇨기과 수술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로봇수술의 장점인 수술부위 상처 크기를 적게 할 수 있고, 통증이 적으며, 수술 후 입원 기간이 짧아지는 것 등 복강경수술에서도 같다. 로봇수술과 복강경수술의 차이점은 배에 구멍을 뚫은 곳에 수술자가 직접 조절하는 복강경기구를 넣는 것과 로봇팔을 넣는 것의 차이점만 있을 뿐이다. 복강경수술의 단점은 로봇팔의 관절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며 이러한 점에서 전립선암수술에서는 분명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로봇수술의 가장 큰 단점은 높은 비용이다. 수술비용이 비싸며 일부 병원에서는 1000만원을 넘어간다고 한다. 독점적으로 다빈치를 공급하고 있는 제조회사에서 수술비용을 정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마음대로 가격을 낮출 수도 없는 실정이다. 실지로 복강경수술로 충분히 가능한 수술을 굳이 로봇수술로 진행하는 것은 환자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부인과 수술에서는 단순 낭종절제술이나 단순 자궁절제술, 질식 수술 등에서는 굳이 로봇수술이 필요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술시간과 의료비가 늘어날 뿐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보다 우리나라에 다빈치가 더 많이 팔렸다고 하니 생각해 볼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영화에서 보는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의사 없이 진료하고 수술하는 것은 정말 먼 미래에 가능하지 않을까? 로봇은 앞으로도 당분간 외과의사를 위한 기구로 남을 것 같다. 또 다른 로봇의 장점인 원격조정의 장점을 이용하면 현대의학의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장점이 많은 기구이지만 아직까지는 발전단계에 있는 로봇수술은 고가의 장비를 사용해야 하므로 환자에게 부담을 지울 수 있다. 그러므로 꼭 필요한 경우에 로봇수술을 적절히 사용이 되어 환자가 행복하게 치유되기를 바라본다.
 

최원준 (경상대의대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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