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국립공원 미래 키워드는 ‘문화’
지리산국립공원 미래 키워드는 ‘문화’
  • 경남일보
  • 승인 2018.05.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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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지리산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을 맞이하여 가장 많이 들었던 칭찬은 “산은 깨끗해졌고 질서도 잡혔다. 반달가슴곰을 복원할 만큼 생태계도 살아났다” 이었다. 그러면 앞으로의 50년은 어떤 목표를 가져야 할 것인가?

국민에게 공모하여 만든 지리산국립공원의 미래상은 ‘대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생명의 산, 국민의 산’이다. 이 미래상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바로 ‘문화’이다. 그간의 공원관리는 우선 시급했던 자연회복과 환경정비에 치중하여 공원자원의 한 축인 문화자원 관리에는 미흡했다. 지리산을 비롯한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자연의 바탕에 사람들의 삶의 궤적, 즉 문화의 흔적이 잘 조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립공원의 문화자원은 문화재와 사찰뿐만 아니라 향토적 풍경, 전통적 생활흔적과 소품, 전통지식, 근현대 역사물과 증언, 지역의 인문학 소재 등을 망라한다. 지리산 달궁계곡에 사람이 들어와 살았다는 기록 이후 설화와 역사를 엮어온 지 2100년이나 되었지만, 그간 많은 문화자원들이 소실되거나 방치되어 왔는바, 남아있는 것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보존해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지리산국립공원에서는 ‘문화자원 조사단’을 운영하여 산청과 함양지역에서 옛 성터를 발굴하고, 하동 불일폭포의 명소였던 완폭대의 각자(刻字/돌에 새긴 글)를 발견하였으며, 수많았던 폐사지의 흔적을 조사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민족의 아픔이었던 이념분쟁(빨치산과 토벌대)도 그 역사를 더욱 객관적으로 정리하여야 한다.

역사물의 발굴과 보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그 가치와 교훈에 대한 교육과 공감이다. 이를 위해 지리산이 낳은 대쪽선비 남명선생의 행적을 따라 스토리텔링을 하고, 100명의 무당이 있었다는 백무동계곡의 무속장소를 재현하여 해설하며, 한국인의 이상향 청학동 후보지 여러 곳을 인문 답사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이런 조사와 프로그램에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뜻있는 주민들이 나서서 다양한 재능기부와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건강한 생태계 안에 민족의 역사와 문화적 정서가 가득 배어있어 국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 지역주민들이 큰 자부심을 갖고 자랑하는 곳,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하여도 손색이 없는 곳! 바로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이다.


신용석(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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