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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사랑은 소유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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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3  20: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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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모 대학교 앞 한여학생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남학생이 이마를 손으로 툭툭 친다. 지나가는 학생들의 웅성거림에도 전혀 굴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계속 모여 들자 손을 잡아 끌며 자리를 피한다.실제로 마주친 데이트폭력의 불편한 목격담이다. 그 여학생은 저런 모욕을 견뎌야하는 합당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라고 말하고 싶은가? 사람사이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싸우기도하고 큰소리가 오가기도 한다. 이는 사랑하는 연인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툼을 넘어 폭력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친밀한 관계에서 일방적인 폭력이라면 더 더욱 위험하다. 얼마전 부산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엘리베이터에서 피해자의 겉옷이 벗겨진 채 끌려나오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데이트폭력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구속되면서까지 문자를 보내 다른 남자 만나지 마라 등 회유와 협박을 했다. 가해자의 부모는 피해자의 성격이 좀 그래서 그렇다며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 폭행범으로 지목된 것이 분하다며 두둔하기도 했다. 작년 창원지역에서는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사건까지 있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가해지는 폭력은 합리화되고 지속적으로 계속되어 죽음에 이르게 된다면 상황은 심각하다.

데이트라는 달달한 이름 뒤에 붙은 무서운 폭력이라는 단어가 결합된 데이트 폭력, 무엇이 문제 일까? 사랑하면 모든 것이 내 것이라는 잘못된 사고관이다. 가해자는 끊임없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옥죄며 내안에 가두려 든다. ‘네가 다른 남자만 만나지 않으면…밤늦게 술을 마시지 않으면…’ 이라며 피해자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된 결과라며 폭력을 합리화 시킨다. 반복되는 폭력에 피해자의 자존감은 움츠려들고 상황만 모면하기 바쁘다. 내가 내 발등을 찍지 하며 잘못된 선택에 대한 후회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피해자의 집, 주변, 행동범위 등 대부분의 것을 알고 있어 이후 보복이 두려워서도 피해자가 결별을 선언하기도 쉽지 않다. 만나는 상대방은 소유물이 아닌 인격을 가진 개인으로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며 함께 우산을 쓰고 가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남자는 주도적, 공격적이라 이래도 되고 여자는 수동적이라 다소곳이 따라가야하는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시작된 성차별문화 역시 이를 묵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남자가 그럴수도 있지라는 말을 한 부산가해자부모가 언론인터뷰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사회가 만연한 통념을 수용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 아닌가? 성차별문화를 기반한 위계질서 문화가 많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양산한다. 이 위계질서 문화는 때론 성별을 떠나 많은 피해자를 양산해 낸다.

마지막으로 아직도 연인간의 폭력은 연인이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만 치부하고 사건을 키워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법적체계와 대응은 제2,제3의 피해자를 막을 수 있다. 데이트폭력은 15%이상이 가정폭력으로 이어진다는 통계가 나왔다. 가정폭력은 또한 아동학대로 연결되고 있다. 폭력이 폭력을 부르고 있는 셈이다. 근절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힘들어 하거나 때론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신음하는 목소리를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는 사랑하고 싶다. 아름답고 안전하게 그리고 자유롭게!

 
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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