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명에 길을 묻다
경남, 남명에 길을 묻다
  • 이홍구
  • 승인 2018.05.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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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21세기 이정표로 선비문화 재조명·확산 추진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첨단 정보화시대에 왜 남명에게서 답을 찾고자하는가”. 이 물음에 “선현의 지혜가 담긴 남명 선비문화를 오늘의 문제의식으로 재조명하여 경남의 미래 이정표를 굳건히 세우기 위해서”라고 경남도는 답했다.

남명이 말년에 후학을 양성한 산천재(山天齋)는 주역의 산천대축괘(山天大畜卦)에서 이름을 따왔다. ‘산천재’는 ‘강건독실휘광 일신기덕(剛健篤實輝光 日新其德, 강건하고 독실하게 수양해서 날마다 그 덕을 새롭게 하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꽉 막힌 조선·기계산업의 활로를 뚫고 21세기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경남도가 ‘남명 선비문화’에 주목하는 이유중 하나다. 마흔 여덟이 되던 해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산청 덕산에 산천재를 지은 남명. 초야에 묻혔지만 끝까지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신념과 이상을 추구한 그에게 경남은 지금 길을 묻고 있다.

경남도가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의 사상과 선비문화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명의 선비정신을 재조명하여 경남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대정신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 남명 조식 초상화.


◇세부실행계획 수립=도는 지난 3월 ‘남명 선비문화 계승·발전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세부실행계획은 종합계획의 후속조치로 이달 중으로 마련된다. 여기에는 3대 전략, 9개 정책과제, 67개 사업이 담긴다. 2023년까지 모두 605억원(국비 297, 도비 170, 시군비 138)을 투입한다.

핵심인 3대 전략은 선비문화의 체계적 연구·계승으로 경남정신 확립, 교육·관광 자원화를 통한 대중화, 위상 강화·국제브랜드 구축을 통한 세계화 등이다.

경남정신을 확립하기 위해 문중·개인이 소장해 멸실·훼손 우려가 있는 선비문화 자원(목판, 고문헌, 문집 등)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는 기록보관소(아카이브)를 구축한다. 공동 기획연구를 통해 남명학파를 재구성하고 점필재·김종직 등으로 연구범위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교육·관광자원화를 통한 대중화는 남명 선비학당 운영, 위인전기나 그림책 등 유·아동용 도서 제작, 남명 조식 오페라 제작 등을 통해 추진한다.

위상강화와 국제 브랜드 구축을 통한 세계화를 위해 국내 유교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연계사업을 발굴·교류한다. 민·관·학·연 등 전문가 50여 명이 참여하는 가칭 ‘남명 포럼’을 발족해 남명 문헌을 영어·중국어·일어 번역본으로 간행한다.

이를 위해 경남도는 세부실행계획을 수립하여 사업을 구체화하고 민관협의회의 자문과 토론을 거쳐 계획의 완성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국비를 지원받아 35억 5000만원으로 유교 선비문화 조사연구·보존기반 구축,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선비문화 체험연수사업 등 8개 사업을 추진한다.



◇전국 규모 세미나 개최=‘남명 사상의 시대정신 발전전략’을 주제로 오는 30일 창원컨벤션센터에 남명학 대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경남도가 주최하고 경남발전연구원이 주관하는 이번 세미나는 남명의 경의사상과 실천유학 정신을 시대정신으로 발전시키고 학계와 범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 마련된다.

‘현대의 시대정신과 남명사상’(윤사순 학술원 회원), ‘남명사상의 현대 교육적 의의’(신창호 고려대 교수), ‘남명사상의 산수관에 나타난 역사인식’(최석기 경상대 교수) 등 주제발표를 통해 남명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재조명한다. 지정토론은 박병기 한국교원대 대학원장이 맡고 최구식 한국선비문화연구원장 등이 참여한다.

◇‘2020 경남 유교문화권’ 지정=경남의 유교문화를 모두 아우르는 ‘유교문화권 지정’ 사전작업으로 유교문화자원 현황 기초조사를 내달까지 마무리한다. 이번 조사에서 유·무형의 유교문화자원을 전수조사한다. 유형은 교육(향교·서원), 제례(사당·신도비), 윤리(효자비·열녀문), 자연(명승), 생활(제사음식·고택), 사회(족보·생가), 시설자원(박물관·기념관) 등이다. 무형은 사상, 사례(관례·혼례·상례·제례), 구비(전설·민담), 유교관련 지명, 예술(다도·서예) 등을 포함한다. 경남만의 차별화된 특성을 가진 자원을 발굴하여 맞춤형 유교문화권 육성계획을 수립, 정부정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경남 유교문화권이 지정되면 남명을 비롯해 점필재 김종직, 일두 정여창, 신재 주세붕, 면우 곽종석 등 경남을 대표하는 유학자들의 업적이 재조명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은 “경남은 우수한 유교문화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 적극적으로 발굴하지 못했다”며 “남명의 경의사상과 실천정신을 범국민적 시대정신으로 확산하고 경남만의 가치를 부각해 경남 유교문화권이 지정되도록 행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도는 지난해 12월 선비문화 관련 연구원 전문가와 교수, 선비문화유산이 있는 도내 시·군 부단체장 등이 참여하는 ‘남명 선비문화 계승·발전 민관협의회’를 구성했다. 지난 1월에는 선비문화 진흥을 위한 ‘경상남도 선비문화 진흥조례’를 제정하고 지난달에는 ‘남명 사상진흥 TF’를 조직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남명 선비문화 계승·발전 3대 전략>
체계적 연구·계승 통한 경남정신 확립 : 3개 정책과제 32개 사업 / 288억 1500만원
교육·관광자원화를 통한 대중화 : 3개 정책과제 26개 사업 / 309억 9700만원
위상강화 및 국제브랜드 구축을 통한 세계화: 3개 정책과제 9개 사업 / 7억 8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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