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픈 ‘스승의 날’…교사도 학생도 불편
서글픈 ‘스승의 날’…교사도 학생도 불편
  • 임명진
  • 승인 2018.05.14 15: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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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 “차라리 폐지하는 게 낫다”
교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제정된 스승의 날이 정작 교사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날로 갈수록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지에는 스승의 날과 관련해 현직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올린 다양한 글들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중 한 현직교사는 ‘스승의 날이 오히려 불편하다’며 차라리 폐지해 달라는 공개적인 청원글을 올렸다. 17년차 고교 교사라고 소개한 청원자는 ‘스승의 날이 교사들이 마치 뭔가를 바라는 것처럼 비춰지는 사회 분위기가 너무 불편하고 불쾌하다’고 했다.

이 청원자는 ‘지금 교육 현장의 젊은 교사들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존중 받지 못하고 스스로의 방어권 조차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간신히 버텨나가고 있다’면서 ‘학생인권 강화, 김영란법 등이 강조되는 요즘, 정작 교사의 인권은 어디서 찾아야 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교사가 1년에 단 하루, 스승의 날에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내미는 꽃 한송이와 편지 한 통을 받아도 죄가 되는 세상이라니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차라리 폐지하거나 휴일로 정해 마음 편히라도 쉬게 해 달라’고 했다.

실제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두고 일부 교사들은 사제간의 정을 나누는 날이 아닌,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져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20여 년간 교편을 잡고 있는 한 교사는 “김영란법 시행 등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학생들이 뭔가 이벤트를 할까봐 부담스럽다. 그냥 조용히 넘어갔으면 하는 날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이날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지난 2016년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학생들도 담임교사를 비롯한 존경하는 은사들에게 카네이션 등의 개별 선물조차도 하기 어렵게 됐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청와대 게시판 등에는 스승의 날과 관련된 불만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자신을 중학교 2학년이라고 소개한 청원자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과 중학교 담임선생님에게 카네이션이라도 드리고 싶은데 김영란법 때문에 드리지도 못하고 선생님들도 받지도 못한다”면서 “이렇게 하면 스승의 날의 의미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김영란법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글을 올렸다.

도내 대부분의 초·중·고교에서는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하는 스승의 날 행사를 아예 갖지 않거나 조촐한 자체행사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교육청은 스승의 날에 어떠한 선물이나 꽃 한 송이도 받아서는 안된다는 청렴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런 분위기에 일각에서는 아예 스승의 날을 폐지하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20일 현직 교사가 올린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지금까지 1만여 명이 넘는 국민들이 동참하고 있다.

현재 지정된 스승의 날이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승의 날은 1963년 5월 26일 당시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가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5월 26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으나 1965년부터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15일로 변경됐다.

하지만 매년 3월에 새학기가 시작되는 초·중·고 교육과정에 비춰 새학기가 시작되고 고작 두 달이 지나는 즈음인 스승의 날에 아직은 낮선 담임교사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한다는 것 자체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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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새라 2018-05-15 07:15:54
선생은 잇고 스승은엄다며...학생이 하늘인데...무슨....괜이 스승의날까지 만들어 선생기분 잡쳐서 뭐가 좋은데. 스승의날 엄새. 괜이 날하루전부터 선생 집어까는 언론들은 다뭐여. 대 놓고 선생 까는날이 스승의 날이냐. 웃겨여.ㅋㅋㅋ. 학생이 왕이로소이니...하늘처럼 떠받드는 직업군이로니...그냥 엄새고 조용이 가는게 기분덜 잡치는게지.안그랴. 기념일 만들어 기분 쭈글트리냐.참.웃겨여.ㅋㅋ.대난민-국.대난-민국.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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