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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행복의 원천, 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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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0  22: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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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남북회담이 성공하고 조만간 북미회담이 논의되는 현실을 보는 국민들의 눈은 휘둥그레진다. 종전·평화협정과 ‘H자 동시개발‘ 그리고 천문학적 가치의 북한 지하자원 개발이 언론을 대거 장식하고 있는 현실은 그야말로 정신없는 파노라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아무리 급박하게 진행되어도 북한사업이 당장 가시화되기는 어렵다. 현재 약 70% 수준의 북한 주택보급률을 2040년 10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향후 20년간 약 213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한다. 만만치 않은 자금에 많은 난관이 예상되는 것이다. 서두르지 말고 지금부터 차분히, 치밀하게 준비할 일이다.

남북관계 못지않게 정부 주거복지정책에도 조용한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작년 11월 2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사회통합형 주거사다리 구축을 위한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의 골자는 청년·신혼·고령·취약계층 등 생애단계별·소득수준별 맞춤형 주거지원을 강화하고 공공임대와 공공지원을 포함한 공적 주택 100만호를 공급하는 것이다. 2016년 현재 6.3%인 공적임대주택 재고율은 2022년까지 OECD 평균(8%)을 넘어 9%를 달성하게 된다. 정부 로드맵 발표 현장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중요한 방침을 제시했다. “공공임대주택은 누군가에게는 출발점이, 누군가에게는 경유지가,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주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 모든 단계에서 당당함과 꿈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오늘 발표하는 주거복지로드맵은 더욱 쾌적하고 편리한 공간에서 살 권리, 국민의 당당한 선언에 대한 응답이자 출발이 될 것입니다”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개헌안에도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주거권과 건강권이 신설되었다. 그동안 주거복지라는 국가의 시혜적 정책이 국민의 기본권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현행 헌법에는 제35조 3항(쾌적한 주거생활 보장 노력의무) 등 몇 개 조항에서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고 있고 주거기본법은 제2조를 ‘주거권’이라는 제목으로 하여 국민의 인간다운 주거생활권리를 보장하고 있지만 헌법에서 주거권이라는 기본권이 명확하게 도출되지는 않았다. 주거권이 헌법적 권리로 추진되기까지 우리나라 임대주택 정책은 상당한 연륜을 쌓아왔다.

1951년 전시 피난수도 부산에서 대한주택영단(大韓住宅營團)이 유엔의 자재 지원으로 난민 구호주택 500호를 범일동, 영선동, 감만동 일대에 지어 전재민(戰災民)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했다. 서울 개봉동 주공아파트 미분양분 300호를 임대로 전환하여 보증금 7만8000원, 월임대료 6500원에 내놓은 1972년을 필두로 많은 제도와 정책의 성장을 거쳐 온 임대주택은 2017년말 LH의 임대주택 100만호 시대를 맞았다. 그야말로 눈부신 발전을 보인 것이다.

헌법적 주거권이 논의되는 지금, 임대주택의 성격은 바뀌고 있다.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것이다. 주택투기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주택소유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신문칼럼이 공감을 얻은 것이 불과 몇 년 전이지만 앞으로 건물주가 과연 행복할 지는 의문이다. 급격하게 은퇴지대로 나오는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금과 여유자금으로 빌라 등 건물을 매입, 수익을 기대한다. 그러나 건물관리는 전문가의 영역이고, 전문업체에 위탁관리해도 중요한 결정은 소유자의 몫이다. 정부의 도움과 스스로의 노력으로 세입자는 점점 ‘갑’으로 진화하고 있다. 창창한 젊은 세입자의 까다로운 민원을 노년의 건물주가 합리적으로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다. 정부는 이미 지난 2003년 5월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복지 지원방안’에서 주거복지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임대주택 정책이 대량건설,공급에서 커뮤니티 강화 등 입주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입주자도 저소득층 위주에서 중산층으로 확대하고 민간임대도 강화하여 국민 누구나 사는(live) 집으로 입주하게 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임대주택은 행복의 원천인 것이다. 적어도 국민의 4분의 1은 집 걱정 없는 임대주택에 살아야 한다.


최임식 (LH지역발전협력단장)
 
최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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