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도 허문사랑' 허만♥조백령 부부
'국경도 허문사랑' 허만♥조백령 부부
  • 임명진
  • 승인 2018.05.20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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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반해 금연·20㎏ 감량…부인도 중국어 강사 활동 넓혀
매년 5월21일은 둘이 하나가 된다는 부부의 날이다. 결혼 11년차, 다문화가정을 꾸리고 있는 허 만(44)·조백령(38) 부부를 만났다.

고성이 고향인 허 만씨는 남자 3형제의 맏이로 말수가 별로 없는 경상도 남자다. 그런 그가 지난 2007년 중국 한족 출신인 아내 조백령씨를 만났다.

비록 언어는 제대로 통하지 않았지만 한눈에 서로가 반했다. 허 만씨는 “참하고 웃는 얼굴이 너무 좋았다. ‘바로 이 사람이다’는 느낌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받았다”고 했다.

아내 백령씨도 “남편이 저를 처음 만났을 때는 몸무게가 100kg에 달하는 거구였다. 그런데 첫 인상이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부끄러워하고 귀여워 보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런 허 만씨가 체중감량에 나섰다. 100kg를 넘나드는 체중 때문에 늘 건강을 걱정하는 아내 때문이다. 작년 7월부터 두 달간 무려 20여 kg을 감량했다. 담배마저 끊어버렸다. 남자들이 가장 하기 어렵다는 금연과 다이어트에 성공하자 아내 백령 씨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백령 씨는 “그냥 굶은 게 아니라 근육도 나오고 몸이 더 좋아졌다. 걱정해 주는 아내 말에 귀 기울여 주는 모습이 사랑스럽다”고 애정을 과시했다. 허 만씨 진주 소재 LH 본사 건물의 시설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결혼 후 그는 주경야독했다. 자녀들이 태어나면서 회사일과 육아일을 병행했다. 소방 설비, 산업안전기사 등 자격증을 잇따라 땄다. 기사 자격증만 4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 책임감 있는 남편의 모습에 아내 백령씨도 힘을 낸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중국어 강의를 하고, 진주교대 다문화 체험교실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회사의 중국어 출강 강사로도 활동 폭을 넓혀가고 있다.

허 만씨는 “아내가 한국으로 시집을 와서 6년 동안 고성 본가에서 같이 살면서 시집살이도 거뜬히 해냈다”면서 “매사 본인 스스로가 열심히 하기 때문에 아내의 말이라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웃음을 지었다.

부부가 서로 노력하니 싸울 일도 별로 없다. 결혼 초기에는 남편 허 만씨가 늘 져주곤 했지만 최근에는 아내 백령 씨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부부 사이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이 있다. 첫째 허 은(11)이는 4학년, 막내 허소은(9)이는 2학년이다.

자녀교육에 남다른 관심이 많은 백령 씨는 틈나는 대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2개 국어를 한다는 것 자체가 미래 아이들의 경쟁력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다문화 가정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일부 사람들의 시선을 대할 때는 불쾌할 때도 있다. 그래서 이들 부부는 또래 다문화 가정에 관심을 갖고 도움이 되려고 애를 쓴다.

아내 백령씨도 “한국에 시집을 온 다문화가정 모든 분들이 서로 어울려 가며 잘 살았으면 좋겠다. 한국 분들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서로 존중해 주고 살아간다면 분쟁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만씨는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게 부부생활의 최고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일방의 강요가 아닌 서로가 조금씩 배려해 줄때 보다 나은 부부생활이 가능하다”고 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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