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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청소, 교육인가? 노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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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3  21: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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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의 청소를 떠올리면 좋은 추억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매주 바뀌는 청소 당번, 벌 청소, 청소 검사, 담임교사의 권한을 위임받은 아이의 갑질, 교장과 교감의 지적과 그에 따른 선생님의 꾸중, 장학사 등 손님의 방문을 앞두고 벌어지는 특별 청소, 청소로 말미암은 늦은 귀가와 부모님의 꾸중, 청소는 하지 않고 요령만 피우는 아이들의 얄미운 모습들, 그리고 악몽 같은 화장실 청소(중학교 때는 재래식 화장실 청소를 맨발로 올라가서 닦고 또 닦은 적도 있었지!).

청소에 대하여 나쁜 기억 한두 가지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가 먹고 사는 일에 걱정을 덜게 되고, 풍요를 누리기 시작한 어느 때부터인가 학교에서는 청소다운(?) 청소가 사라지거나 그 강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유리창 닦기와 운동장 청소, 화장실 청소는 용역 업체가 하거나 공공근로의 사업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많은 학부모들의 요구사항이었고, 시민운동의 성과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아이들의 청소가 사라지는 것이 마냥 좋은 일이기만 할까? 청소는 하기 싫은 일이며, 피하고 싶은 노동인가? 자기 몫을 해내지 못한 사람들만 당해야 하는 벌이며, 못난 아이들이 대신 감당해야할 짐인가? 결단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청소는 아이들이 배워야 할 중요한 공부이고 반드시 가르쳐야 할 교육활동이다. 그런데 우리는 청소를 제대로 가르치는 일에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들에게 벌 청소를 시켰고, 당번을 정하여 의무적으로 하게 하였으며, 청소 방법을 가르치기는커녕 청소를 잘못 하였다고 꾸중을 한 적도 많았다. 그런 부끄러운 기억 중에도 화장실 청소를 아이들과 같이 하면서 궂은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지도한 것은 두고두고 즐거운 교직생활로 간직하고 있다.

교육이론에는 그 시기에 배워야 할 것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의 결정적 시기라는 게 있고, 바른 습관을 형성하는 근로학습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따라서 청소는 결정적 시기의 중요한 교육과정이며, 근로학습기인 어릴 때에 반드시 가르쳐야 할 습관 중의 하나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청소의 의미와 청소 방법 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다. 안전의 위험이 있거나 아이들의 힘에 부치는 과도한 청소까지 강압적으로 시켜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청소를 교과교육 못지않은 생활교육으로 인식하고 바르게 가르치자는 의미이다. 학교장은 청소가 마치 학급경영의 전부인 것처럼 선생님을 닦달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청소 방법을 가르치고 청소 결과를 두고 개운함을 느껴보는 시간을 갖는 등 사제동행하는 교육활동을 실천해야 한다. 청소에 대한 나쁜 기억을 심어주지 않고 노동의 신성함과 행복한 가정생활의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방법으로서 청소를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학교에서의 청소지도는 아무래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선생님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도 만만찮은데 학부모들은 한 술 더 뜰 것 같다. 청소지도로 조금만 늦게 하교를 시키면 학부모들은 아이가 학원갈 시간이라면서 참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가정에서 아이에게 청소나 심부름을 시키면 ‘내가 할 테니 너는 공부만 해라’, ‘어른이 되면 다 하게 된다’, ‘닥치면 한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학교는 청소 교육의 강도를 높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학교에서의 청소는 달라져야 한다. 청소는 교과교육 못지않은 생활교육이다.
 

임성택 (前 창원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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