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국경선과 군사분계선(MDL)
[경일포럼]국경선과 군사분계선(MDL)
  • 경남일보
  • 승인 2018.05.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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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7일 남북정상회담 진행 당시 필자는 유럽여행 중이었다. 그날 저녁 CNN에서는 남북정상이 만나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Military Demarcation Line, MDL)을 넘나드는 것과“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핫뉴스로 방영했다. 어떻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분단이후 남한 땅을 밟은 최초의 북한 지도자가 되었다.

그 뒷날 스페인에서 포르투칼의 국경선을 넘었다.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28개국)이 거의 비슷하지만 국경선에는 ‘철조망·장벽·군인 또는 경찰의 검문검색 등’ 자유통행에 제한을 주는 요소는 하나도 없었다. 소와 양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는데 어느 나라 소유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으나, 딱 한 가지 표준시가 1시간(-)변경 되었다.

이에 비해 우리의 군사분계선은 남북의 왕래가 불가능하고 접근조차 할 수 없다. 종전의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의 경우 사전에 인적사항을 통보해야 하고,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한 출·입경은 북한에서 출·입경 인원과 차량에 대해 ‘군사분계선을 넘어도 좋다‘는 동의서를 보내야 진행되며, 그 절차도 까다롭지만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돌발 상황에 대비 최고의 긴장상태를 요했다.

그렇다면 남북한의 국경선 문제는 어떨까? 첫째 1953년7월27일 휴전협정 조인으로 정전상태에서의 “군사분계선이고”, 둘째 헌법 제 3조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에서 헌법상 국경선은 압록강-백두산-두만강을 연하는 선이다.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에 영토조항은 없고 제172조에 수도가 ‘평양’임을 명시하고 있다. 셋째 1991년 9월17일 제46차 유엔총회에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유엔에 동시 가입함으로써 군사분계선이 국경선역할을 하고 있다. 국경선 하나만 봐도 정의가 불가능할 정도로 남북은 실타래처럼 꼬이고 엉켜 있다.

북한이 지난 5월16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기로 한 남북 고위급회담을 연합군사훈련(맥스썬더)을 이유로 무기 연기를 통보해왔다. 6월12일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도 미지수로 남북정상회담 20일 만에 난기류에 출렁이는 모습이다. 북한은 그 동안 실무 및 고위급 회담 등에서 회담 당일 태도를 바꾸어 회담이 연기 또는 무산되는 경우가 다반사로 있어왔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다만, 남·북·미 및 주변강대국의 국익을 위한 고도의 전략전술(戰略戰術)을 고려 시 북한의 진위를 알기는 어렵다. 그런데 단 기간 내 북한이 핵사찰을 받고 우리가 원하는 것처럼 핵무기 및 핵물질을 폐기시킴으로서 핵 위협이 사라질 것이라는 환상은 금물이다. 다만, 천재일우(千載一遇)로 찾아온 남북화해와 평화 및 민족번영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노력은 하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재개 등을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남북관계의 발전을 지켜보라는 것이다.

독일 통일이 그러하듯 인적·물적·문화적 교류를 하다보면 상호불신이 해소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이며, 신뢰가 바탕이 되면 겹겹이 쳐진 철조망 및 장벽과 군사분계선이 허물어질 것이다. 군사분계선은 미사여구(美辭麗句)로 포장된 말만으로 허물기는 어렵다. 남북이 힘을 합쳐야 하고, 강대국의 이해와 지원이 필요하고, 우리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하고 국력을 결집하여 대한민국이 운전자가 아니라 주도적(主導的) 역할을 해야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군사분계선이 허물어져 한만국경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도 유럽연합처럼 자유로운 통행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강태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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